5월 산업생산이 6.6% 증가하고 소비 역시 전월 대비 증가세(2.0%)로 돌아서 전체적인 경기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주는 동행지수는 떨어지고 선행지수는 보합세를 나타내는 등 지지부진한 탓이다.

현재의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떨어지고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5.1%) 역시 보합에 그쳤다.

건설 관련 지표가 악화되면서 경기 탄력성을 둔화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건설 경기가 하반기 경기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생산 소비 모두 회복세

28일 발표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의 높은 증가율(12.6%)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와 내수지표 개선이 이어지며 회복세를 지속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메모리와 LCD 수출 호조에 따른 반도체 업종 생산 확대(17.7%)가 산업 생산 증가를 주도했다.

그동안 생산 증가에 걸림돌이 됐던 제조업의 재고조정이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 것도 앞으로 경기 전망을 밝게 해주는 대목이다.

5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제품 출하는 내수(5.1%)와 수출(8.6%) 양쪽에서 늘었고,재고 증가세는 전달에 비해 크게 둔화(5.9%→2.8%)됐다.

소비 측면에서도 계속 지지부진했던 의류 음식료품 등 준·비내구재 소비가 전월에 비해 증가세가 확대돼 하반기 본격적인 내수 회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내구재 소비 역시 높은 증가세(16.3%)를 이어갔다.

정형민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등 악재가 우리 기업들의 수출을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타격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며 "수출 호조세와 내수 증가세가 지금처럼 이어질 경우 경기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빨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 관련 지표는 일제히 '뒷걸음'

그렇지만 경기를 보여주는 기술적 지표들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5.1%로 전월과 같았지만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오히려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건설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동행지수를 구성하는 지표들 중 산업생산지수 상승폭(1.3포인트)과 제조업가동률 지수 상승폭(0.5포인트)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건설기성액 증감률은 전월 대비(계절조정) -1.1%로 나타나 전반적인 지수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선행지수 역시 건설수주액이 전달보다 10.0%(계절조정)나 뒷걸음질쳤다.

이처럼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로 수익성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민간 부문에서 건설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5월 건설수주는 공공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지만 민간 부문은 오히려 6.8% 감소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