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아이폰'이 29일(현지시각) 출시된다.

애플의 높은 브랜드 파워와 MP3 시장에서 '아이팟'이 보여준 파급 효과, 음원 등 부가기능의 경쟁력 등에서 아이폰이 시장에 몰고올 변화에 대해 관련 업계는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각각이다.

국내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지만, 진입 장벽이 낮아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아이폰' 성공할까?

우리투자증권 이승혁 연구원은 "아이폰의 기능과 디자인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긴 하지만 성공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기존에 애플이 선점했던 MP3 시장과 새롭게 진출하는 휴대폰 시장은 게임의 룰이 전혀 다른다는 점을 지적.

휴대폰 시장에는 막강한 메이저 업체가 이미 존재하고, 통신사업자와 소매업자간 관계 형성 및 요구 충족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기술적인면에서도 근본적으로 MP3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북미에서는 2년 동안 AT&T를 통해서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가 될 수 있는데다, 통신망과의 정합 등 아직 검증되지 못한 불완전한 기능들도 아직 존재한다.

이 연구원은 "경쟁 업체들이 카피모델을 내놓으면서 아이폰의 특이성이 빨리 소멸해버릴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동양종금증권은 "아이폰의 음악 기능을 실행하기 위해선 PC의 아이튠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음악을 다운받아야 하는데, 아이팟을 사용하지 않던 기존 휴대폰 사용자들이 번거로운 이중 과정을 감내할 것인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미 시장은 선진국 시장 중에서도 휴대폰 판매가가 낮은 지역이어서 100달러대인 기존 휴대전화의 5~6배에 해당하는 아이폰의 가격이 고객들에게 받아들여질지도 의문스럽단 분석이다.

이 증권사 최현재 연구원은 "따라서 아이폰이 잠식하게 될 시장은 일반 휴대폰 보다는 PDA 등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휴대폰 업계 '나 떨고 있니'

대신증권은 아이폰 출시가 휴대폰 생산이 더이상 기존 셋트 업체의 고유 영역이 아님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음악 기능이 강화된 고가 휴대폰의 등장이 아니라 제조업체와 서비스 사업자의 영역에 음원 등 부가기능의 경쟁력을 확보한 제3세력의 진출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산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출발점이란 얘기다.

김 연구원은 아이폰을 시작으로 명품 브랜드를 확보한 기업의 휴대폰 시장 진출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곧 기존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자에 대응하기 위해 디자인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함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이폰이 성공할 경우 초고가폰 시장에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면서 기존 휴대폰 업체들과 신규 진입업체들간의 경쟁 심화를 점쳤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최근 초고가폰보다는 저가폰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아이폰이 실패할 경우엔 기존 업체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증권 이승혁 연구원은 "뮤직폰과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버라이존이나 스프린트 등 경쟁 업체들이 AT&T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뮤직폰이나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면서 휴대폰 시장의 레벨업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동양 최현재 연구원은 "아이폰 출시가 북미 지역의 판매비중이 높은 LG전자에 민감한 사안이기는 하나 아이폰의 성공 여부를 아직 자신할 수 없다는 점 등에서 단기적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