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중심,풍요로운 부국을 만들려던 광개토대왕의 꿈은 이 시대 우리들의 열망이기도 하다.

1600여년 전 그는 당대에 그 꿈을 실현했다.

그러나 우리들의 꿈은 아직도 미완이다.

광개토대왕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고구려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그는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건국이념인 다물(영토회복)의 실현,큰 나라의 건설,자의식에 충실한 국민정신,경제적으로 잘 사는 국가,문화적으로 빼어난 민족을 꿈꾸었으며 그것을 39년의 짧은 생애에 이룩했다.

광개토대왕은 불과 18세에 왕위에 올랐다.

당시는 고구려가 백제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북방 선비족과의 싸움까지 이어져 나라는 어지러웠고 백성들은 굶주리던 시절이었다.

이렇게 어려울 때 즉위한 대왕은 과감한 전략으로 백제 땅의 상당 부분을 점령하고 한성을 공략하여 경기만과 황해 중부 연안의 해상권·외교권을 장악했다.

또 신라와 가야까지 세력권에 넣으려 시도했으며 치열한 공방전 끝에 북부여지역,두만강 하구와 연해주 남부까지 영토를 넓혔다.

광개토대왕은 고구려를 동아시아의 중핵으로 떠오르게 한 주역이었다.

그는 영토의 회복을 통해 고구려 백성들의 패배의식을 말끔히 씻어주고 강력한 국가 건설이라는 희망을 안겨준 불세출의 지도자였다.

도탄에 빠진 국민에게 태평성대를 누리게 해준 성군이기도 했다.

고구려연구에 오랫동안 천착해온 윤명철 동국대 교수의 '생각의 지도를 넓혀라'(마젤란)는 그런 광개토대왕의 삶을 생생하게 재현하여 난세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역할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생각의 지도를 넓혀라'는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다.

광개토대왕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현대의 리더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업적을 '창조''개방''조화'라는 3가지 측면으로 나누고,이를 다시 27가지 자기계발 코드로 분류하여 그의 열정과 지혜를 재조명한다.

그러면서 '그랜드 디자인을 설계하라''유목민의 이동성,농경민의 정착성,해양민의 회귀성을 함께 활용하라' 등의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힘든 시기에 왕위에 올라 대고구려를 수립할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비전을 제시했으며 병사들과 함께 전장을 누비면서 그 계획을 실천한 인물.그가 보여준 통찰력,기획력,판단력,추진력 등은 오늘날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에게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능력이다.

그의 위대한 생애는 변화와 혼돈으로 상징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나의 나침반으로 다가온다.

특히 요즘같이 혼란스러운 정치나 일본·중국 사이에 끼여 고전하고 있는 경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243쪽,1만2000원.

예종석 한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