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세 여성인 최모씨는 3년 전 폐암으로 진단받았으나 당시 뇌와 주변 연부조직에 암이 전이돼 있어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항암제를 맞고 뇌와 흉부를 방사선 치료했다.

병세가 호전되는 듯 했으나 지난 5월 어지러움 구토 옆구리 통증이 극심해 응급검사를 해봤더니 뇌와 갈비뼈에 새로 암이 전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도 방사선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 주위에서 얘기했다.

그러나 의사는 이미 한계 용량에 가까운 방사선치료를 받아 기존 방법을 쓸 경우 주변 정상조직에 심각한 손상과 부작용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수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 갓 도입된 토모테라피로 치료하라고 권유했다.

3회의 치료로 기존 방사선치료를 10회 이상 실시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수 있었다.

토모테라피는 방사선 발생 장치와 병의 진단에 사용되는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가 결합한 기기다.

환자가 원통형 치료기에 들어가 있으면 360도 전방향에서 방사선이 나선형으로 조사된다.

치료 전 CT를 통해 해당 부위를 촬영했기 때문에 기기가 저절로 환부 위치를 알아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영상유도 방사선치료(IGRT)가 가능하다.

암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방사선 세기를 조절하는 치료(IMRT)도 동시에 수행할수 있다.

현재 이 치료기가 도입된 곳은 이 병원을 포함해 부평 성모자애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국립암센터 등 총 4군데다.

김성환 가톨릭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인체 여러 부위에 생긴 비교적 덩어리가 큰 암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뇌종양 폐암 간암 전립선암 췌장암 갑상선 간질 파킨슨병 등을 폭넓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모테라피의 경쟁상대는 감마나이프 사이버나이프 양성자치료 등이다.

김 교수는 "감마나이프는 아주 미세한 뇌종양을,양성자치료 역시 뇌 척수 안구의 종양 등 작은 암을 치료하는 데 최적화된 기기"라며 "종양의 사이즈가 조금 크거나 여러 부위에 전이됐을 경우에는 효용이 떨어지므로 토모테라피가 보다 범용성이 우수한 기기"라고 설명했다.

사이버나이프는 방사선의 강도가 센 대신 여러 번 치료할 수 없는 게 단점이다.

토모테라피는 20회 치료에 900만∼1950만원이 든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