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저축은행 컨소시엄에 매각이 결정된 KGI증권 대주주와 소수 주주들이 감사 선임안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29일 열린 KGI증권 주주총회에서 51% 지분을 보유한 대만 쿠스그룹 측과 옛 창업주인 태평양 사주 가족 등 소수 주주들은 서로가 제시한 감사 선임안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의결권이 보유 지분에 관계 없이 주주당 3%로 제한된 감사 선임 표 대결에서 소수 주주들이 36만여주 차이로 이겼지만 쿠스그룹 측은 소수 주주 측이 전화로 위임받은 일부 의결권을 무효화해 자신들이 내세운 현 정병진 감사의 연임을 통과시켰다.

KGI증권 지분 8.76%를 가진 신한은행은 최대주주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보유 지분 1.06%),서영배(1.23%),서미숙(3.1%)씨를 비롯한 KGI증권 창업주 가족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1.56%) 등 소수주주 연합 측은 법원에 투표함과 투표 용지 등의 증거 보전을 신청한 데 이어 회사를 상대로 주총결의 무효 소송을 내기로 했다.

소수주주 측의 한 관계자는 감사 선임 추진 배경으로 "대주주가 국내 주주에게는 아무런 의견도 묻지 않고 지분 매각차익 극대화에만 골몰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쿠스그룹은 솔로몬저축은행 컨소시엄에 지분을 넘기기로 하면서 차익을 얻게 됐지만 소수 주주들은 제값에 주식을 처분하기가 곤란해졌다는 주장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