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들어간 눈, 식염수로 씻으면 염증 악화

귀에 물들어갔을때 면봉으로 후비면 귓병 위험

여름 휴가를 망치는 불청객이 바로 '눈병'과 '귓병'이다.

실내수영장 캠핑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물놀이를 자주 즐기는 탓이다.

대부분은 초기 증세에서 자연 치유되지만,자칫 전문가 상의 없이 잘못된 관리 요령과 상식에 의존하다 병을 더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름철 유행하는 눈병으로는 '아데노 바이러스(Adenovirus)'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과 '엔테로 바이러스(Enterovirus)'에 의한 급성출혈성 결막염(아폴로 눈병)이 대표적이다.

발병 초기에는 충혈,가벼운 통증,눈물,이물감,눈곱이 생기게 되며 시간이 갈수록 눈꺼풀이 부어오르고 결막하출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통증이나 이물감 등을 느낄 때 물이나 식염수로 씻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눈을 씻으면 눈물이 씻겨 내려가 오히려 염증이 악화되기 쉽다.

눈물에는 눈에 침입한 균을 죽이는 여러 물질이 있기 때문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분비물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눈을 씻지 않는 게 좋다.

안약을 넣은 뒤엔 눈을 깜빡여야 약물이 잘 흡수된다고 믿는데 이 또한 틀린 생각이다.

안약을 떨어뜨린 후 약물이 오랫동안 안구에 접촉할 수 있도록 5분간 눌러주거나 눈을 가만히 감고 있는 게 좋다.

깜박이면 약물이 눈 밖으로 흘러 나오거나 코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약물이 혈관으로 흡수돼 몸에 좋지 않다.

안대를 하면 눈의 표면온도가 올라가서 병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한여름 자외선은 눈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조기 백내장의 주범이기 때문.따라서 반드시 휴가 전 선글라스와 선캡을 준비해 항상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자외선 차단 코팅 없이 색상만 진한 선글라스는 동공을 확장시키고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해 오히려 해롭다.

물놀이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가 귀에 물이 들어 가는 것.수영장 등 오염된 물에 있는 녹농균이나 포도상구균 등의 세균이 침범할 경우 외이도염 같은 귓병이 쉽게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이 들어간 즉시 빼내려 애 쓴다.

면봉이나 성냥개비 같은 물건으로 귀를 후비는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물을 빼내려다 귓속에 상처를 내서 귓병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귓속에 들어간 물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증발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양이 많으면 드라이기나 선풍기를 이용해 조금씩 말리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중이염 환자들은 소량의 물이 귀마개 틈새로 들어가더라도 염증이 재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물놀이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자칫하면 청력을 크게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

귀 수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단순히 무서워 피하다가 큰 수술을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단순한 중이염은 입원기간이 짧고 국소마취로도 가능한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ocm

도움말=박인기 경희대 안과 교수,유신영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