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만되면 생각나는 치킨ㆍ족발…

불면증ㆍ소화장애ㆍ비만의 주범

한여름에는 푹푹 찌는 낮보다 밤에 활동량이 늘어나게 된다.

때로는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야식을 많이 찾게 된다.

시원한 생맥주와 치킨 족발이 떠오르는 여름철 야식의 유혹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여름에는 '야식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야식증후군'이란 낮에는 식욕이 떨어지다가 저녁식사를 마친 후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많이 먹어 불면증이나 소화장애 등에 시달리게 되는 증상을 일컫는다.

보통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 식사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 이 증상에 걸린 것으로 간주한다.

1955년 미국의 앨버트 스턴커드 박사가 단순한 생활습관으로 치부되던 야식을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이란 이름으로 공식 발표하면서 미래형 질병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생활습관병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10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잦은 야식으로 인해 후유증을 겪은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51.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후유증으로는 '소화장애'가 33.7%로 가장 많았다.

'체중증가'는 26.0%,'심리적 스트레스' 18.2%,'식욕조절의 어려움' 13.3%,'불면증 및 수면장애' 5.4% 순이었다.

야식을 먹는 주요 이유에 대해 31.9%가 '잦은 야근'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처럼 바쁜 일상생활에 쫓겨 아침이나 점심을 대충 먹고 야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야식을 즐기는 직장인들의 생활패턴이 '야식증후군' 환자들을 늘어나게 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야식증후군'은 여러 가지 건강상 문제를 발생시킨다.

가장 직접적인 후유증은 역류성 식도염 등 소화장애다.

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산이 식도를 자극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게 된다.

또 야식을 자주 먹게 되면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는 수면장애로 인한 만성피로로 이어진다.

피곤이 더해지면 잠을 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고 아침에 피곤을 더 느끼게 되는데 이는 만성피로로 이어진다.

야식증후군이 유발하는 가장 큰 위험은 '비만'이다.

낮에 먹는 음식의 칼로리는 활발한 신체활동으로 인해 많이 소비되지만 밤에 먹고 바로 자버리면 고스란히 체내 지방으로 축적되게 된다.

야식증후군으로 인한 수면장애도 비만의 원인이 된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포만감을 뇌에 전달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줄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 그렐린이 늘어나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기 때문이다.

비만은 비만 자체로도 문제지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특히 내장에 지방이 많이 축적된 복부비만은 당뇨와 고혈압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성인병 환자들에게 야식은 절대 금물이다.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

야식의 유혹을 이기려면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야식에 탐닉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그 자체를 없애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아침을 꼭 챙겨 먹는다.

보통 야식증후군이 있으면 아침에는 입맛이 없어 조금만 먹거나 아예 거르고 저녁이 되면 배가 고파져 다시 음식을 찾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아침과 점심 저녁식사의 비율을 2 대 4 대 4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하지 않는다.

아침이나 점심에는 제대로 된 식사와 활동을 하고 밤에는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취하는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

'아침형 인간'에게 야식이란 없다.

야근이나 저녁모임 등도 최소화하는 게 좋다.

회식이 있을 때는 술과 안주 섭취를 의식적으로 제한하도록 노력한다.

야식을 할 경우에는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선택한다.

죽이나 우유 한잔 정도가 적당하다.

이 밖에 낮잠을 길게 자지 않고 저녁 8시 이후 TV나 컴퓨터 앞에서 군것질하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도움말=김효준 새생명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