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분석] "욕먹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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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개봉된 영화 '007 네버다이'.여기엔 광적인 미디어그룹 총수가 악당으로 등장한다.
미디어로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야심에 눈이 멀어 전쟁도 불사하는 인물이다.
영화 개봉 전부터 악당의 모델이 루퍼트 머독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 영화는 머독의 '20세기 폭스 영화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MGM이 만들었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머독은 경쟁자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윤리나 도덕은 교전수칙에서 빠져 있다.
영국의 경영서적 전문작가인 스튜어트 크레이너는 '루퍼트 머독의 사업방식(Business The Rupert Murdoch Way)'이라는 책에서 이런 머독의 경영 비결을 열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흐름을 잘 타야 한다는 것.머독은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는 예민한 촉각을 가졌다.
중국 시장이 커지자 중국계 부인인 웬디 덩을 앞세워 발빠르게 움직였다.
중국 정부의 요구는 '만사 OK'였다.
1990년대 중반 중국 관료들이 "영국 BBC가 중국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다"고 불평하자마자 그가 운영하는 위성TV에서 BBC 프로그램을 아예 빼버렸다.
두 번째는 꼭 필요하다 싶으면 '올인'하는 승부 근성이다.
머독은 월스트리트저널의 소유주인 밴크로프트 가문에 주당 60달러(50억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시세의 두 배 수준이다.
마이스페이스닷컴을 인수할 때도 경쟁사인 바이어컴보다 5000만달러를 더 쓰는 초강수를 뒀다.
또 다른 경영 비결은 속도전에 능하다는 것.인터넷의 중요성을 깨달은 머독은 곧바로 임직원들에게 인수 대상 기업을 뽑아보라고 독촉했다.
먹잇감이 정해지자 바로 행동에 나섰다.
머독은 IGN이라는 게임업체와 인터믹스라는 인터넷 기업을 총 12억6000만달러에 사들였다.
부하 직원들의 보고서를 받아든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인수전을 마무리했다.
'나쁜 놈'이라고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머독의 삶을 관통하는 특징이다.
1998년 머독은 자신이 소유한 출판사 '하퍼콜린스'가 홍콩의 전 총독 크리스토퍼 패튼의 자서전을 발간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편집장을 당장 해고해 버렸다.
중국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이 책 속에 들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을 공격하는 자들에게도 잔인하게 대응한다.
팝스타 폴 매카트니가 머독의 '선'지에 대해 비판한 다음 날,이 신문 1면에는 매카트니 부인의 젊은 시절 누드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끝없는 야망은 머독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지난 5월 머독은 '디지털뉴스 이니셔티브'라는 컨퍼런스에서 60명의 젊은 참석자들에게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나.
나는 당신들이 늙었다고 생각한다"고 거침없이 얘기했다.
76세라는 나이는 머독에게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머독은 타고난 마케팅의 귀재다.
너무 선정적인 내용이 많다는 지적에 머독은 이렇게 응수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도 대중을 위해 글을 썼다."
내일 일을 오늘 생각해내는 선견지명 역시 머독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요인이다.
머독은 오래 전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정보기술(IT) 시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머독이 갖고 있는 인터넷 기업의 매출은 이미 17억달러(2006년)에 달한다.
머독은 항상 선두에 서서 회사를 이끈다.
중요한 결정은 언제나 직접 내린다.
신상필벌도 확실하다.
해고되지 않은 직원은 곧 머독이 신뢰하는 직원이다.
투자자들도 머독의 이런 카리스마에 매료된다.
클린턴 부부의 포트폴리오에 머독의 회사가 들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업 전체를 꿰뚫어 보는 능력도 탁월하다.
신문기자를 거쳐 20대 초반부터 신문사를 운영했기 때문에 언론산업의 생리는 누구보다 잘 안다.
게다가 머독은 3개월마다 한 차례씩 모든 계열사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마지막으로 회사 직원들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능력도 뛰어나다.
주 무기는 '공포 분위기 조성'이다.
780개에 달하는 거대 그룹을 움직이려면 어느 정도의 독재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머독의 공포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순기능을 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미디어로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야심에 눈이 멀어 전쟁도 불사하는 인물이다.
영화 개봉 전부터 악당의 모델이 루퍼트 머독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 영화는 머독의 '20세기 폭스 영화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MGM이 만들었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머독은 경쟁자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윤리나 도덕은 교전수칙에서 빠져 있다.
영국의 경영서적 전문작가인 스튜어트 크레이너는 '루퍼트 머독의 사업방식(Business The Rupert Murdoch Way)'이라는 책에서 이런 머독의 경영 비결을 열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흐름을 잘 타야 한다는 것.머독은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는 예민한 촉각을 가졌다.
중국 시장이 커지자 중국계 부인인 웬디 덩을 앞세워 발빠르게 움직였다.
중국 정부의 요구는 '만사 OK'였다.
1990년대 중반 중국 관료들이 "영국 BBC가 중국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다"고 불평하자마자 그가 운영하는 위성TV에서 BBC 프로그램을 아예 빼버렸다.
두 번째는 꼭 필요하다 싶으면 '올인'하는 승부 근성이다.
머독은 월스트리트저널의 소유주인 밴크로프트 가문에 주당 60달러(50억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시세의 두 배 수준이다.
마이스페이스닷컴을 인수할 때도 경쟁사인 바이어컴보다 5000만달러를 더 쓰는 초강수를 뒀다.
또 다른 경영 비결은 속도전에 능하다는 것.인터넷의 중요성을 깨달은 머독은 곧바로 임직원들에게 인수 대상 기업을 뽑아보라고 독촉했다.
먹잇감이 정해지자 바로 행동에 나섰다.
머독은 IGN이라는 게임업체와 인터믹스라는 인터넷 기업을 총 12억6000만달러에 사들였다.
부하 직원들의 보고서를 받아든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인수전을 마무리했다.
'나쁜 놈'이라고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머독의 삶을 관통하는 특징이다.
1998년 머독은 자신이 소유한 출판사 '하퍼콜린스'가 홍콩의 전 총독 크리스토퍼 패튼의 자서전을 발간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편집장을 당장 해고해 버렸다.
중국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이 책 속에 들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을 공격하는 자들에게도 잔인하게 대응한다.
팝스타 폴 매카트니가 머독의 '선'지에 대해 비판한 다음 날,이 신문 1면에는 매카트니 부인의 젊은 시절 누드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끝없는 야망은 머독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지난 5월 머독은 '디지털뉴스 이니셔티브'라는 컨퍼런스에서 60명의 젊은 참석자들에게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나.
나는 당신들이 늙었다고 생각한다"고 거침없이 얘기했다.
76세라는 나이는 머독에게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머독은 타고난 마케팅의 귀재다.
너무 선정적인 내용이 많다는 지적에 머독은 이렇게 응수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도 대중을 위해 글을 썼다."
내일 일을 오늘 생각해내는 선견지명 역시 머독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요인이다.
머독은 오래 전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정보기술(IT) 시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머독이 갖고 있는 인터넷 기업의 매출은 이미 17억달러(2006년)에 달한다.
머독은 항상 선두에 서서 회사를 이끈다.
중요한 결정은 언제나 직접 내린다.
신상필벌도 확실하다.
해고되지 않은 직원은 곧 머독이 신뢰하는 직원이다.
투자자들도 머독의 이런 카리스마에 매료된다.
클린턴 부부의 포트폴리오에 머독의 회사가 들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업 전체를 꿰뚫어 보는 능력도 탁월하다.
신문기자를 거쳐 20대 초반부터 신문사를 운영했기 때문에 언론산업의 생리는 누구보다 잘 안다.
게다가 머독은 3개월마다 한 차례씩 모든 계열사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마지막으로 회사 직원들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능력도 뛰어나다.
주 무기는 '공포 분위기 조성'이다.
780개에 달하는 거대 그룹을 움직이려면 어느 정도의 독재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머독의 공포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순기능을 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