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취하고 찜질ㆍ스트레칭으로

혈액순환과 관절 유연성 높여야 숙면

장마가 한창인 요즘 밤만 되면 관절통과 치통,또는 통풍이나 오십견으로 잠자리를 설치는 사람이 있다.

가뜩이나 짧은 여름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다보니 더욱 피곤이 쌓이게 마련이다.

장마철의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원인이다.

휴식을 취하고 찜질과 스트레칭으로 혈액순환과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는 게 현명한 통증 극복 대책이다.

◆축축한 밤,관절이 쑤셔=관절염 환자가 낮보다 밤에 더 아픈 이유는 낮과 밤에 느끼는 자극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낮에는 많이 움직이고 다른 활동에 신경을 쓰느라 심하지 않은 통증은 대뇌가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밤에는 특별한 자극 없이 누워서 휴식을 취하게 되므로 낮에 무감했던 통증을 느끼게 된다.

낮 동안 피로가 누적되고 이로 인해 면역반응이 약해지는 것도 원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밤에 기온이나 기압이 떨어져 관절 주위의 혈액순환이 정체되고 인근 신경전달의 전기신호에 잡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관절염으로 비정상적으로 뼈 모양이 바뀌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혈관 내 혈압이 증가한다.

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 지각 신경을 직접 자극하고 관절 내 혈압이 상승한다.

이에 따라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완화되었다가 활동하면 다시 심해지는 게 반복된다.

송상호 강서제일병원장은 "이를 방치해두면 밤에 느끼는 통증의 정도가 점차 커진다"며 "야간 통증이 있다는 것은 이미 관절질환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신호이므로 낮에 통증이 가셨다고 방심하지 말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풍과 오십견도 장마철에 기승=통풍은 요산이 관절 안에 쌓여 발가락 관절이 붓고 열이 나는 질환이다.

주로 초저녁에 첫 번째 극심한 통증 발작을 일으키므로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신속히 약물 치료에 나서야 한다.

시원한 맥주 한두 잔을 즐기다보면 통풍이 더욱 악화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어깨 관절과 주위 근육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오십견도 중증으로 발전하면 통증 때문에 밤에 자다가 몇 번이나 깨게 된다.

이미 '밤 통증'이 시작된 오십견은 치료하기 힘들다.

오십견은 흔히 혈액순환 장애나 목 디스크로 오인하기 쉬우므로 정확한 진단 아래 조기 치료해야 한다.

관절염과 오십견은 일반적으로 온찜질이 좋으나 관절에 열이 나고 붓는 급성기에는 냉찜질을 해야 한다.

반대로 열이 나거나 부기가 생긴 것도 아닌데 평소 냉찜질을 하면 관절이 굳어진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찾은 후 온찜질 냉찜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충치 풍치가 여름철 야간 치통 불러=장마철 치통은 치아 속 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치수염'이 주된 원인이다.

낮엔 괜찮다가도 잠자리에 들려고만 하면 맥박에 맞춰 쿡쿡 쑤시듯 이가 아린다.

누우면 머리 쪽으로 혈액이 몰려 치아 속 혈관이 확장되면서 치아신경이 심장 뛰는 리듬에 맞춰 주기적으로 통증을 감지하는 것이다.

치수염은 대부분 충치가 깊거나 치아에 금이 간 경우에 생긴다.

처음에는 찬물에만 통증을 느끼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뜨거운 물에는 아픔을 느끼고 찬물에 반응하는 통증은 사라진다.

잇몸질환이 심한 경우에도 밤 치통이 나타난다.

치수염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라면 풍치에 의한 치통은 뻐근하고 둔중한 통증이며 아주 심한 경우에는 치수염과 비슷한 통증이 나타난다.

야간 치통이 오면 응급처치로 진통제를 이용하거나,얼굴이 부어오른 자리에 얼음 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침이 되면 곧바로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수염이 있는 치아는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그 부분을 적당한 재료로 메우는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함으로써 치아를 빼지 않고 살릴 수 있다.

잇몸질환의 경우에는 잇몸 속에 들어찬 염증과 세균을 완벽히 제거하는 잇몸 수술을 하면 된다.

안홍헌 이롬치과 원장은 "잇몸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치수염만큼 심하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이럴 경우 옆의 정상 잇몸까지 염증과 통증이 확산되고 치조골까지 파괴돼 한번에 여러 개의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므로 조기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