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재무관리부터 전략조율.경영진단까지 … 2일 창립이사회 개최


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SK에너지,SK텔레콤 등 7개 계열사의 재무관리는 물론 중·장기 전략 조율,경영진단(감사) 등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협의형 지주회사'로 첫 발을 내딛는다.

이는 계열사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되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 소통 채널을 다양하게 열어 급변하는 경영 현실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와 SK에너지는 2일 오전 각각 창립이사회를 개최,이런 내용의 지주회사 운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 뒤에는 최태원 SK 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참가한 가운데 서린빌딩에서 SK㈜ 현판식을 갖고 지주회사 체제를 공식 출범시킨다.

이와 관련,SK 고위 관계자는 1일 "재무관리형 지주회사 모델과는 달리 계열사와 CEO에 대한 업적 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꾸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지주회사에는 기존 계열사 관리·지원 업무를 맡았던 투자회사관리실(CMO)에 없던 감사 기능이 보강되는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K㈜는 향후 7개 계열사와 경영 컨설팅을 위한 계약을 맺고 그룹 비전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SK㈜는 자회사에 대한 지분법 배당 수익뿐만 아니라 계열사의 브랜드 사용료,중장기 경영전략 컨설팅 비용 등을 수익원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SK㈜의 조직은 기획 재무 인력 경영진단 사업개발·관리 홍보 등의 5~6개 부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인력은 기존 CMO 인원을 흡수하고 파견 형식의 인력 충원을 통해 총 100여명 안팎으로 꾸릴 예정이다.

이 중 20여명이 임원급이다.

생명과학을 다루는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부문(120여명)은 당분간 지주회사의 별도 조직으로 둘 계획이다.

SK㈜는 업무 범위가 확대되는 데 따라 현재 5명인 이사진을 대폭 확대,최대 8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사회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최 회장과 박영호 사장 등 2명의 사내이사와 강찬수 서울증권 회장,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박세훈 전 동양글로벌 대표 등 3명의 사외이사가 선임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지주사는 재무관리형,전략협의형,전략통제형 등으로 나뉜다"며 "특히 '전략협의형 지주회사' 모델은 SK처럼 다양한 사업군을 포함하면서도 한두 개의 핵심사업과 이와 관련된 사업으로 다각화돼 있는 그룹에 적합한 기업 지배구조"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LG는 초기 재무관리형 체제에서 정도경영 태스크포스팀(TFT)을 강화하는 등 계열사 경영진단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GS는 재무관리형 지주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계열사의 인수·합병(M&A) 전략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그룹의 계열사 장악력을 높이고 전략 조율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외국에서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 스위스의 다국적기업 ABB사 등이 '전략협의형 지주사' 체제를 꾸리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