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이 개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갑작스레 취소되면서 사실상 미국 투어가 무산됐다.

비의 월드투어 기획·제작사인 스타엠 측은 6월30일 오후 8시(현지시간) LA 다운타운의 스테이플스센터에서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지 공연 기획사의 자금 문제로 계약금을 받지 못한 업체가 철수한 데다,국내에서 공수해 간 장비가 LA시 전기 및 소방 규정에 맞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는 안전담당관의 통보를 받아 공연이 취소됐다.

비는 지난달 15일 하와이를 시작으로 미국 투어에 나서려 했지만 소송에 휘말리면서 하와이,애틀랜타,뉴욕,샌프란시스코 공연을 잇따라 취소했고 이외에도 지난 3월 태국 공연 연기,지난달 9일 토론토 공연 취소 등 해외에서의 신용이 바닥에 떨어질 위기에 쳐했다.

제대로 공연이 이뤄진 곳은 말레이시아,도쿄 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날 현지 공연 기획사가 무대 설치를 위해 계약한 업체들에 계약금을 제대로 지급 못해 작업을 멈추고 있다가 겨우 현금을 맞춰 12시간 만에 무대를 세팅했으나 업체들이 계약금으로 받은 수표가 지급 거부되는 사태까지 발생해 조명 업체가 장비를 다시 가져가버렸다.

또 시 안전담당관과 스테이플스센터 담당자는 오후 4시30분께 UL마크(미국보헙업자협회가 발행한 전기·전자분야 공업규격)가 있는 장비에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시 당국의 결정으로 초대형 LED 스크린과 무대이동용 컨베이어벨트,화염 작동 장치 등 공연에 필요한 주요 장비 사용을 금지시켰다.

결국 스타엠 측은 개막을 2시간여 남기고 공연 취소를 관객들에게 통지한 뒤 환불 절차를 밟았다.

일찌감치 현장을 찾았던 수천명의 팬들은 정확한 공연 취소 배경을 모른채 스테이플스센터 밖에서 몇 시간씩 서성대야 했고,일부는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스타엠 측과 재키 김씨는 "29일 이 장소에서 경기가 열린 탓에 30일 새벽 2시부터 밤을 새가며 장비를 설치했고 비는 단 한곡이라도 부를 수 있다면 공연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무대의 기본 구조물조차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을 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