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는 햇살에 땀 뚝뚝… 의욕 뚝뚝

습도높아 눈ㆍ귀ㆍ호흡기 질환ㆍ식중독 위험


자외선 챙겨바르고 '에어컨 감기' 조심

여름은 높은 습도와 온도,강한 자외선과의 싸움이다.

높은 습도는 식중독을 비롯한 눈 귀 호흡기 등의 감염질환을 유발한다.

해수욕장이나 실내수영장에서 위생에 소홀하게 되면 자칫 눈병이나 귓병이 발생할 수 있다.

고온은 건강이 약한 사람에게 일사병과 열사병을 초래한다.

거꾸로 더위를 내쫓느라 과다하게 틀어놓은 에어컨은 냉방병과 감기를 걱정하게 만드는 위험요인이다.

여름철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해외여행지에선 익혀도 식중독 불안

여름철 불청객인 식중독은 냉장고를 과신한 데서 자주 발생한다.

냉장 온도에서는 균이 완벽하게 억제되지 않는 데다 문을 여닫는 과정에서 일정량의 균이 음식과 접촉해 번식하게 된다. 따라서 장기간 보관하면 음식이 상하게 마련이다.

음식 재료가 신선하고 열을 가해 조리해도 비위생적이거나 상처난 손으로 음식을 만들면 포도상구균 등이 음식에 옮아가기 쉽다.

동남아 등에서 익힌 요리를 먹었는 데도 식중독이 걸렸다고 호소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재료는 가열했어도 음식을 씻는 물이나 도마 식기 등이 콜레라나 이질 장티푸스 등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조리자와 물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게 중요하다.

비브리오 균은 바닷물 온도가 따뜻해지는 여름철에 대량 증식한다.

어패류나 바다 뻘에서 서식하다가 사람이 어패류을 날로 먹거나 상처난 피부로 바닷물을 접촉하면 전염된다.

이 병에 걸린 환자의 절반 정도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건강한 사람에서는 잘 걸리지 않지만 만성 간질환 환자,알코올중독자,당뇨병 신부전 폐결핵 등에 걸린 만성질환자,암환자나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처럼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발병하기 쉽다. 이들은 바닷가를 드나들거나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먹는 것을 삼가야 한다.

◆콘택트 렌즈 끼고 수영하면 위험

여름철 강하게 쏟아지는 자외선은 백내장을 유발하므로 성인은 물론 어린이도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좋다.

자외선을 98% 이상 차단할 수 있도록 코팅된 것이어야 한다.

유행성 결막염은 아데노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엔테로바이러스나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성 결막염(아폴로눈병)은 충혈과 전염성이 더 심하다.

수영장의 더러운 물이나 축축하게 젖은 물수건,여러 사람이 만지는 기구가 주된 오염원이다.

오염원에 대한 접촉을 줄이고 손을 자주 씻는 게 필요하다.

콘택트렌즈를 끼고 수영하면 균이 눈물에 의해 씻겨지는 자정작용이 되지 않아 각막염 등이 일어나기 쉽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1회용 렌즈를 쓰고 눈에 조그만 이상이 생겨도 안과를 찾는 게 좋다.

렌즈와 관련된 각막염은 독한 균에 의한 것이 많으며 단시일 내에 검은자 조직을 파괴하므로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명적인 시력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실내기온은 25도가 적당

에어컨 찬 바람에 계속 노출되면 열의 발산을 억제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이로 인해 손발이나 얼굴이 붓기 쉽다.

손실되는 열을 보충하려고 계속 열을 생산하므로 피로 권태감 졸음을 느끼기도 한다.

에어컨이 실내 수분을 응결해 습도를 낮추므로 호흡기의 점막이 건조돼 감기와 인후염에 걸리기 쉽다.

소화불량과 생리불순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에어컨 가동시간을 최소화하고 실내외 온도차이는 5도 안팎,실내온도는 25도 내외로 유지하도록 한다.

290∼320나노미터 파장의 자외선을 장기간 쬐면 노출 부위에 오톨도톨한 구진이 생기고 가려우며 습진 비슷한 피부염이 생긴다.

일광 피부염은 햇볕만 받았다고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 다른 병을 고치기 위해 약을 먹었을 때나 화장품에 함유된 어떤 물질이 햇볕과 광화학작용을 일으켜 피부에 독특한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또 아토피피부염은 햇볕에 의해 악화된다.

따라서 이런 사람은 오전 10시∼오후 2시에 가능하면 햇빛 노출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파라솔이 가린다고 방심해서는 안되며 일광화상을 입었으면 찬물이나 우유나 오이로 찜질해준 다음 보습제로 습기를 유지해줘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오원섭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권지원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