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아이넷은 지난해 7월 IT(정보기술) 기업인 코오롱정보통신과 무역업체인 코오롱인터내셔널이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합병 당시만 해도 전혀 다른 성격의 IT와 무역이 합쳐져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합병 1년이 지난 지금 코오롱아이넷은 보란 듯이 우려를 떨쳐냈다. 변보경 코오롱아이넷 사장은 2일 "물리적 통합을 넘어 이제는 화학적 결합 단계까지 이뤄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 화학적 결합의 증거는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합병 첫해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 들어 본격적인 매출 및 이익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변 사장은 "턴어라운드는 이제 시작으로 연말쯤 되면 우량 회사로 탈바꿈해 있을 것"이라며 "IT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토털 서비스회사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변 사장은 LG IBM 대표 출신으로 2002년 코오롱정보통신 대표로 자리를 옮긴 후 6년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합병 후 성과는.

"양사가 합병 전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 결과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 합병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 1분기에도 매출 1240억원에 영업이익 22억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8%,184% 늘어난 것이다. 이대로 가면 올해 목표치인 매출 5400억원,영업이익 85억원을 초과 달성할 수 있다."

-IT와 무역 간 시너지 효과는.

"21세기의 화두가 '글로벌'과 'IT'라고 봤을 때 코오롱아이넷의 비즈니스 모델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그동안 쌓아왔던 IT 노하우를 기반으로 과거 코오롱인터내셔널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못 할 비즈니스가 없다. 코오롱아이넷은 '글로벌 토털 서비스회사'를 목표로 향후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을 생각이다. 국내 IT유통 사업은 IBM 서버,EMC 스토리지,오라클 DB 등 기존에 해온 1등 기업 제품에 집중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 계획은.

"단순히 해외 지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현지 유수의 IT 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우는 형태로 진행할 방침이다. IT 제품 유통뿐 아니라 제조 서비스 등 모든 것이 가능한 자생력을 갖춘 독립회사가 모델이다. 궁극적으로는 현지 증시에 상장까지 시켜 코오롱아이넷은 전 세계 자회사의 지분을 갖는 홀딩컴퍼니 역할을 하게 된다. 해외법인은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이머징마켓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20개로 늘릴 예정이다."

-장기 성장 목표 및 주주가치 증대 계획은.

"올 들어 시스템통합,전자상거래,국산 소프트웨어 유통사업 등에 새로 진출한 데 이어 앞으로도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사업 규모를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10년 매출 1조원대,영업이익 400억원대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성장을 위한 준비가 끝난 만큼 앞으로는 매년 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할 계획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