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7~8월)에 들어서기 전에 신규 분양에 나설 예정이던 건설업체들이 당초 일정대로 견본주택을 개장하지 못하고 길게는 20여일씩 늦어지는 바람에 애를 태우고 있다.

여름철 신규 공급 단지들의 경우 자칫 분양 승인이 지연돼 모델하우스 개장이 휴가철과 맞물리면 방문객들이 급격히 줄어 마케팅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 주에 걸쳐 전국에서 모델하우스 개장을 계획한 단지는 7~8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당초 예정대로 견본주택을 개장했거나 개장 예정인 곳은 서울 서대문구 동부센트레빌,인천 한화꿈에그린 에코메트로2차 등 2곳에 불과하다.

동작구 사당동에서 보름째 모델하우스 개장을 미루고 있는 D건설은 이번 주에도 문을 열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인근 초등학교 통학로와 단지 입구가 붙어 있어 조합원들이 설계 변경을 요구해오는 바람에 이를 조정하느라 분양 승인을 못받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남양주 도농동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J건설은 분양보증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져 견본주택 개장이 지연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분양 보증을 받는 데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려 분양 승인이 늦춰지고 있다"며 "최근 ㈜신일 부도 등으로 분양보증 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요즘은 분양가 적정성을 따지는 일 외에도 여러 가지 다른 사안들의 평가가 깐깐해져 분양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당초 계획보다 며칠씩만 밀려도 개발업체들이 떠안는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자치단체와 보증기관이 이런 점을 감안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신규 분양 채비를 하고 있는 K건설 역시 분양보증서 제출을 하지 못해 3주째 견본주택 개장을 못하고 속을 태우고 있다.

이 외에 지난주 남양주 화도읍에서 모델하우스를 열려던 D건설은 갑자기 시행사와 조정해야 할 문제가 생겨 분양 승인 신청 자체를 미루고 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