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으로 만든 날개로 하늘을 날다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바람에 추락한 이카루스.불법 다단계영업을 벌이다 결국 쇠고랑을 찬 주수도 제이유 회장을 서울고법 이재홍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그리스 신화의 인물 이카루스에 빗댔다.

이 판사의 비유법을 따르자면 주 회장 사건에서 알선수재 의혹에 연루된 국회의원 등은 지나친 탐욕으로 '배고픔'이라는 형벌을 받은 에리식톤에 비유된다.

그는 결국 자신의 몸까지 전부 먹어버려 이빨만 남게 된다.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병역특례제도를 교묘하게 악용하다 덜미가 잡힌 연예인,마술사,사법연수생 등은 잔꾀로 신들을 속이다 영원히 굴러내리는 바위를 산꼭대기로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지포스를 떠올리게 한다.

12월 대권 때문에 이전투구판으로 변한 정치권에는 벨레로폰이라는 인물이 교훈이 될 수 있겠다.

뛰어난 무술로 영웅이 된 벨레로폰은 우쭐해진 마음에 신들의 산인 올림포스에 오르려다 제우스의 미움을 사 천마 페가소스에서 떨어져 장님과 절름발이 신세로 삶을 마감했다.

판·검사들이 귀담아둘 인물도 있다.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늘이고,길면 잘라 죽인 프로크루스테스다.

결국 그 자신도 침대보다 긴 다리가 잘려 죽는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