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플 마한 충격 없겠지만 저가 시장선 영향력 클듯

세계 2위 MP3플레이어 업체인 미국 샌디스크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자 관련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003년 세계 1위 업체인 애플이 한국에 들어온 뒤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줄줄이 어려움에 처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애플은 디자인이 파격적이고 가격이 저렴한 '아이팟' MP3플레이어를 내놓아 시장을 흔들었다.

샌디스크는 지난해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의 15%(업계 추정)를 차지해 애플(50%)에 이어 2위로 도약했다.

두 업체 간 점유율 차이는 많이 나지만 샌디스크가 지난해 초에야 본격적으로 MP3플레이어 사업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샌디스크는 지난달 28일 한국에서 판매할 신제품 4종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어린이를 타깃으로 하는 '산사 쉐이커'였다.

이 제품은 손에 들고 살짝 흔들기만 하면 곡이 바뀐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하지만 레인콤이 최근 한 발 앞서 미키마우스 모양의 제품을 내놓았다.

샌디스크의 다른 제품은 그다지 시선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가격 측면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샌디스크가 공개한 MP3플레이어 4종의 가격은 10만원 안팎이다.

15만~25만원대(4GB 제품 기준) 제품이 주를 이루는 삼성전자 레인콤 코원 애플 등 기존 업체들에 비해 가격이 훨씬 싸다.

게빈 우 샌디스크 아태지역 사장은 "플래시메모리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경쟁사들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MP3플레이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통했듯 한국에서도 기능과 가격을 앞세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샌디스크는 애플과 달리 국내 음원 시장을 고려,편리하게 음악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엠넷닷컴,벅스,뮤즈,뮤직온 등 주요 음악 사이트와 제휴를 맺었다.

사용자들은 여기서 음악을 내려받으면 바로 샌디스크 제품에서 들을 수 있다.

코원 관계자는 "샌디스크 제품의 가격대가 저가 중국산과 국내 주요 업체 제품의 중간쯤 되지만 지명도가 있는 기업의 제품이어서 저가 시장에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