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문양이 잘못 그려져 있는 '불량 태극기'가 최근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 촬영 때 사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태극문양의 오목한 부분과 볼록한 부분이 거꾸로 그려진 이 태극기는 지난달 27일 국회에 주요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시청한 한 시민이 청와대에 제보하면서 폐기 처분됐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TV로 담화가 나간 뒤 시민 제보를 받고 문제점을 파악했다"며 "문제의 태극기는 지난 4월 말 이후,보통 한 달에 한 건 정도인 대통령 영상메시지 촬영 때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장소인 청와대 본관 1층 세종실 전실(前室)에서 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를 촬영해왔다.

김 부대변인은 "태극기 제작 및 사용 경위를 자체 조사하고 있다"며 "경위가 어찌되었든 잘못 제작된 태극기를 사용해서 죄송하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청와대는 시민 제보 직후 문제의 태극기를 폐기했으나,이 태극기를 측면 배경으로 하는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영상은 재촬영과 편집이 어려워 청와대 브리핑에서 삭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