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국내외 판매 부진으로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기아차의 경영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2일 기아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소하리 화성 광주 등 3개 공장에서 주·야 4시간씩 하루 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 들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임금 협상과 관련해 가장 먼저 파업의 깃발을 올리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8,29일 금속노조의 한·미 FTA 반대 파업에 동참한 뒤 이달 2일 단 하루만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다시 파업에 들어가는 셈이다.
노조는 지난달 18일 회사 측과의 상견례와 21일 본교섭을 가진 뒤 회사 측의 불성실 교섭 등을 이유로 쟁의 절차에 돌입해 27일 파업안을 가결시켰다.
기아차 노조는 올 임금 협상에서 임금 12만8805원(기본급 8.9%) 인상과 생계비 부족분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회사 측은 '무리한 요구'라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단 두 차례의 교섭만 벌인 뒤 '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는 노조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판매 부진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지난달 자동차 판매 실적을 보면 기아차의 내수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8.3%,수출은 1.8% 각각 감소했다.
지난달에 비해서도 내수와 수출이 각각 4.3%,3.8% 줄었다.
5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 발행 계획도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무기한 연기돼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올 1분기 737억원의 영업 손실을 입는 등 작년 2분기 이후 4분기째 영업적자가 지속돼 한때 주식시장에서 '유동성 위기설'이 나돌기도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노조가 생계비 부족분 명목으로 통상급의 200%를 지급하라고 요구한 것은 사실상 성과급을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성과는커녕 지난해 대규모 적자가 났는데 어떻게 성과급을 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