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데다 중공업체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수요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원10전 하락한 921원70전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5월7일의 연저점 922원30전을 하향 돌파한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작년 12월14일의 920원50전 이후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도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장중 922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며 관망세가 이어지다 실질적인 개입이 없자 장 막판 손절매성 매도세가 몰리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이날 급등한 주가도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며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역외 세력도 아시아 통화 강세 전망에 따라 달러화 매도를 지속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가 급등과 역외 세력의 매도 등으로 환율이 하락했다"며 "계속되는 조선업체 수주 소식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날도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 소식이 이어졌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당분간 환율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의 개입 의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 920원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달러당 915원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추가적인 하락을 점쳤다.
한편 지난주 초 100엔당 747원대로 떨어지며 9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원·엔 환율은 이후 소폭 반등한 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원·엔 환율은 100엔당 749원11전으로 37전 상승했다.
일본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조사한 단칸(단기경제 관측조사) 지수가 지난 분기에 이어 2년 중 최고 수준을 유지,일본은행(BOJ)이 금리인상 입지를 굳혔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0.34엔 내린 123.04엔에 거래됐다.
원·엔 환율은 하반기 일본의 금리 상승과 맞물려 상승 반전할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 중 씨티그룹은 3분기 원·엔 환율을 100엔당 756원,HSBC는 777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