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수원 한 고등학교 매점 계단 옆에서 숨진채 발견된 10대소녀의 신원확인이 되고 있지 않아 경찰과 SBS 제작팀이 인터넷게시판에 사진을 게재하고 제보자를 찾는 등 노력을 기울인 사실이 2일 화제로 떠올랐다.

이런 노력 덕분에 무연고 시신으로 처리될 위기에 놓였던 '노숙소녀'의 신원이 밝혀졌다.

"이 소녀는 김모(15)양으로 중학교 3학년생이었다"고 조선일보가 3일 보도했다.

김양은 사건 발생 10여일 전 수원 신갈동 집에서 가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김 양은 중1때부터 가출이 잦았다. 어머니 A씨는 김 양이 가출을 했어도 며칠 안에 귀가하곤 해 찾아 나서지 않았다.

이번에도 늘 하던 가출로 여기고 있었지만 김양은 한달, 두달이 지나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사고발생 40여일후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어머니의 품에 안겼다.

피해자 소녀는 지난 5월 14일 현금 2만원을 훔친 것으로 오해 받아 노숙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뒤 버려졌다.

수원남부경찰서는 15일 10대 소녀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정모씨(2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폭행에 가담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강모씨(29)를 불구속 입건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에 이 소녀의 사진을 게재하고 제보자를 찾는데 기여를 했다.

네티즌들은 소녀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으며 '꼭 부모를 찾아서 부모품에 돌려보내달라' '청소년들을 거리로 내모는 사회가 되지 말아야한다' 등의 댓글로 애도를 표하고 있다.


다음은 제작진이 올린 게시판 글 원문.

<일반적으로 사체사진은 노출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소녀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진 밖에 없는 상황에서 애타게 찾고 있을 가족과 친지를 위해 공익적인 목적에서 노출을 결정했습니다.
신원을 확인하시려는 분만 클릭해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2007년 5월 14일 오전 5시 30분 경 경기도 수원시 매교동 수원고등학교 매점 계단 옆에서 성인 노숙자들에 의해 폭행당한 후 숨진 채 발견된 10대 소녀입니다.

발견 당시 몇 벌의 옷가지 이외에는 신원확인이 가능한 소지품이 전혀 없었고, 지문조회가 되지 않는 전과기록이 없는 미성년자로서 현재로썬 제보만이 유일한 신원확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40여 일째 가족을 찾지 못한 채 소녀의 시신은 냉장고에 쓸쓸히 안치되어 있습니다.

이대로 소녀의 연고를 찾지 못하게 된다면 무연고시신으로 처리될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나의 가족일수도, 친구일수도 있을 이 가엾은 소녀의 넋을 그나마 위로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지금이라도 따뜻한 가족들의 품으로 보내주는 것이 아닐까요?

SBS ‘그것이 알고싶다'(7월 7일 방송예정) 제작진은 가출생활 후 노숙생활 끝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소녀의 이름과 돌아갈 곳을 찾아주려 합니다.

15세에서 18세 이하로 추정되는 이 소녀는 키 171cm, 60Kg의 보통체격에 검정색 단발머리이며 노란색 긴팔 모자티셔츠와 청 칠부바지, 그리고 고동색 발목운동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평소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사망당일 수원역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었습니다.
네티즌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 소녀에 대해 알고 있거나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분은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