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코스닥 상장사인 에이디칩스와 인수 계약을 맺고,파기하는 과정에서 에이디칩스 주가가 먼저 급등락한 것과 관련,증권선물거래소가 내부자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3일 "에이디칩스는 SK텔레콤의 인수 추진 계획이 공식화되기 전부터 주가가 급등한 점과 인수가 무산되기 전에도 주가가 먼저 급락한 점으로 미뤄 내부자거래를 의심받을 소지가 크다"며 "당시 매매에 관련된 계좌를 중심으로 내부자거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0일 장 시작 전 에이디칩스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 회사 지분 25%를 인수,최대주주가 되기로 한 사실을 공시했으나 에이디칩스는 이미 전날 상한가 가까이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6월 초 1만1000원 안팎이던 에이디칩스 주가는 발표 당일인 20일에는 1만9400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치솟은 데 이어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2만56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 2일 돌연 에이디칩스 유상증자 참여 및 전환사채 인수계획을 철회한다는 번복 공시를 내보냈으며 주가는 당일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문제는 이번에도 역시 주가가 공시 전 움직여 인수 철회 이사회가 열린 지난달 29일부터 하한가 행진을 지속해왔다는 점이다. 에이디칩스는 3일에도 하한가로 떨어져 1만2150원으로 마감됐다.

거래소 시장감시팀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에이디칩스 인수 관련 공시를 전후로 거래량이 급증한 점이나 주가가 사전에 움직인 점으로 봐서는 사전 정보 유출과 내부자거래 의혹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며 "현재 관련 계좌를 모두 조사 중이며 의심되는 계좌에 대해선 금융감독원에 추가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