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약 36세에 은퇴준비를 시작해 평균 19년간 은퇴준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연금이 앞으로 내는 돈에 비해 적게 받는 형태로 변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30·40대 연령층은 여전히 퇴직금보다 국민연금이 은퇴 후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나은행은 3일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만 35세 이상 49세 이하 남녀 1001명(은퇴잠재자)과 2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한 퇴직자 중 월 평균 가처분소득이 150만원이 넘고 만 50세 이상 200명(은퇴생활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에 대한 막연한 기대

은퇴잠재자들은 은퇴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기를 37.5세로 보고 평균 19.3년간 은퇴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은퇴생활자들은 적당한 은퇴준비 시기와 기간을 각각 36.2세와 18.7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은퇴잠재자들 중 60%가 아직 은퇴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고 이들 중 47.8%는 경제적인 여력이 없기 때문에 은퇴준비를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자녀교육이 61.9%로 가장 많았으며 생활비(20.9%)와 주택마련 및 대출이자(15.1%) 순이었다.

은퇴잠재자 중 70%가 은퇴 후 평균 생활비를 100만~200만원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현재 가구소득의 57%를 은퇴 후 적정한 생활비 수준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 생활비의 34.8%는 은행 예적금으로 조달하려 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개인연금(19.5%) 국민연금(16.1%) 퇴직금(11.8%) 순이었다.

은퇴생활자들은 현재 생활비의 43.1%를 예적금에서,15.4%를 부동산 소득에서 해결하고 있었고 국민연금 비중(9.3%)은 퇴직금(13%)보다 낮았다.


◆은퇴 후 기대하는 생활 수준

은퇴잠재자들은 은퇴 후 월 1회 이상 외식과 공연 관람 등을 하는 삶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은 6개월에 한 번 이상,해외 여행은 연 1회 이상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은퇴잠재자 중 60%는 자녀에게 상속할 뜻이 있으며 상속할 의향이 있는 재산 비중은 65.4%였다.

은퇴생활자들 중에서는 75%가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하려 했고 상속 비율은 총 재산의 76%였다.

7월 중순부터 시행하는 역모기지론 활용에 대한 질문에서는 은퇴잠재자의 40%가 역모기지론에 가입하고 싶어했지만 40%는 자신의 부모님이 역모기지론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했다.

반면 은퇴생활자 중 60%가 자녀가 반대하더라도 역모기지론에 가입할 의사를 표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집은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식들과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집을 팔아서라도 생활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 간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11일 역모기지론을 시작으로 7월 중 노후 생활에 특화된 예금과 대출,펀드 등 5가지 신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노후·은퇴 설계를 위한 자산관리 프로그램도 다음 주 중 선보일 예정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