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800선을 단숨에 회복한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은행 증권 등 금융주를 대거 사들였다.

상당수 외국계 투자자는 주가가 수개월째 정체상태인 은행주에 대해 매수 시기를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한몫했다.

일부 증권사는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과 내수경기 회복 등을 들어 금융주가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업종 하반기 주도주 될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수량 기준)에 금융주가 일제히 진입했다.

현대증권(79만주) 대신증권(36만주) 기업은행(33만주) 삼성카드(31만주) 대구은행(22만주) 등이 10위권에 포진했다.

지난주(6월25∼29일)에도 금액 기준으로 외국인 주간 순매수 '톱3'에 현대증권 LG카드 우리금융 등 금융주들이 오르는 등 최근 금융업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이날 증권업종은 2.17%,은행업종은 1.99% 각각 상승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올해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지만 금융업종은 꾸준히 매수해왔다"며 "내수경기 회복과 이익 안정성 측면에서 하반기에 정보기술(IT) 관련주보다는 금융주가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착수 소식으로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금융 건설 등 내수 관련주의 전망이 더욱 밝아졌다"고 설명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도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지수상승률이 낮아질 전망"이라며 "조선 기계 등 상반기 주도 업종은 주가가 너무 올랐으므로 이익 증가 가능성이 높은 금융주가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은행주 매입 확대 저울질

외국인은 특히 은행주를 눈여겨보고 있어 주목된다.

씨티그룹은 미국 내 41명의 기관투자가들과 최근 접촉한 결과 "은행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의 엘렌 최 연구원은 "미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은행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밸류에이션 측면의 매력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은행의 높은 외국인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관이 추가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은행주는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에도 불구하고 성장 전망에 대한 차이로 금융업종 내 비은행주보다 주가수익비율(PER)에서는 50%,주가순자산비율(PBR)은 22% 정도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도 이날 국내 은행업종 밸류에이션은 다른 업종이나 아시아 여타 국가의 은행주보다 크게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은행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신한지주를 최선호주로 선정했으며 하나금융 기업은행도 가치주로 꼽았다.

CS는 신한지주를 톱픽으로 추천했다.

반면 일각에선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에 따른 증권사와의 경쟁 격화로 수익 기반이 줄어들어 은행주가 주도주로 부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해영/서정환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