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지역에서 개발호재가 적고 노후주택이 많아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서부이촌동(이촌2동)의 집값이 급등세를 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단지는 용산권 최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인근 동부이촌동을 따라잡았을 정도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용산구청이 지난달 25일 서부이촌동의 한강철교 서쪽 일대 10만5108.5㎡(3만1800여평)를 개발행위허가 제한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주민 공람에 착수하면서 이 일대 아파트값이 요동치고 있다.

이 일대는 서울시가 용산역세권(국제업무지구)과 연계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곳이다.

서부이촌동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는 단지로는 경부선 철도 서쪽에 있는 대림·성원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인근 B공인중개 관계자는 "6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던 대림아파트 82㎡(25평형)의 경우 주민공람이 시작되자마자 집주인이 5000만원을 더 올리는 바람에 계약이 무산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아파트가 지난 3월 5억2300만원에 실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석달 새 1억원 이상 더 오른 셈이다.

용산역세권 연계개발 대상에서 제외된 경부선 철도 동쪽의 현대한강,동아그린 아파트값도 강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60㎡(20평형)대 소형 아파트만 해도 호가가 모두 6억원을 넘어섰다.

이러다 보니 용산일대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동부이촌동과의 가격차도 사실상 사라졌다.

실제로 109㎡(33평)형 아파트의 경우 서부이촌동 현대한강은 8억3000만원,동부이촌동 강촌은 8억5000만원으로 거의 같은 수준이 됐다.

하지만 서부이촌동 일대의 이 같은 집값 강세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공원·녹지·교통 등 동·서부이촌동의 생활여건 차이가 워낙 큰 마당에 비슷한 값을 주고 서부이촌동에 살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용산역세권 개발호재가 가격에 추가로 반영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