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처리를 둘러싼 이랜드그룹 노사 분규에 민주노총이 개입,"이랜드가 노동조합과 성실한 교섭에 나서지 않으면 오는 8일 전국 조직을 동원해 이랜드의 모든 유통매장을 점거할 계획"이라고 선언하는 등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보호법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3일 오전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홈에버의 서울 상암동 월드컵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랜드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 사태는 회사측 스스로 철회해야 한다"며 "8일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랜드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구체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500여명은 회사 측이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규정한 비정규직법을 회피하기 위해 계약직 노동자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그 자리를 외주·용역으로 채우고 있다며 지난달 30일부터 상암동 홈에버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랜드는 홈에버,2001아울렛,뉴코아 등 3개의 유통부문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전국에 5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그러나 "비정규 직원들을 불법 부당하게 해고 조치한 적이 없고 다만 재계약을 안했을 뿐인데 노조의 불법 행동으로 인해 월드컵점만 해도 1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는 등 전 점포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노조의 불법적인 행동과는 일체의 타협 없이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홈에버의 경우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 한해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키로 하는 등 유통업계에서도 앞선 조치를 취했는데 이랜드가 마치 노동 탄압에 압장서는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랜드 외에도 코스콤(옛 증권전산)과 코레일 등에서도 비정규직 처리에 관한 노사 및 노노 간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는 최근 사측과 △파견직원 등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 근로조건 등의 불합리한 처우 개선 △고용안정과 복지 지원을 포함,'비정규직 차별금지 및 고용안정' 원칙에 합의했으나 정규직 노조가 반대해 마찰을 빚고 있다.

코레일의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은 이날 '정리해고 철회와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코레일(옛 한국철도공사)은 여전히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정리해고 철회와 직접 고용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기설 노동전문/박동휘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