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원/달러 환율이 910원 선대로 내려가며 7개월 만에 920원선이 붕괴됐다.

이 같은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이 부정적인 뉴스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4일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은 조선업계 수출 호조로 인한 무역수지 흑자 영향도 물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달러 약세에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통화들과 비교해 보면 원화는 달러와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지만 유로화와 위안화에 비하면 여전히 약세 통화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표면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보여도 지난해 원화 강세와 다르다고 봤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수출지역 네 곳 중 절반에 대해 강세이고, 절반에 대해서는 약세라는 점에서 원화는 현재 중립적인 통화라고 해석했다.

안태강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비록 920원이라는 심리적인 지지선이 무너지긴 했지만 이러한 수준에 이미 시장이 익숙해진 상태라 실질적인 하락 수준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하락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상승세가 나타나는 것은 이 같은 시장의 이해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원화 강세에 개의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발표된 수출입동향에서 자동차, 철강, 선박 등 최근 지수상승을 주도한 업종의 수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는데, 이처럼 수출 증가로 나타난 원화 강세 현상이라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아니라는 것.

또한 원화 강세가 전기전자업종이나 자동차 등 기존 대표 수출주에 미치는 악영향도 과거보다 많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우선 전기전자와 자동차 모두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부품이 많아 원화 강세에 대해 일부 상쇄 효과가 있다고 봤다.

또 해외현지법인 생산이 활성화되어 이전보다 환율 변동에 덜 민감해진 측면도 있다는 의견이다.

수출지역이 중국이나 유럽으로 다변화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라는 시각이다. 이들 지역의 통화가 달러나 엔화에 대해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하다는 것.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의 악영향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강세 요인을 점검하고 그 수혜주를 중심으로 투자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