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시총)이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닥시장의 시총 100조원까지 합치면 한국증시의 규모는 1000조원에 달한다. 주가 1800시대와 함께 시총 1000조원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4일 오전 10시4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총은 각각 904조8416억원과 104조1008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양 시장을 합쳐 1008조원대 시총 규모를 자랑한다.

올 연초에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의 시총은 705조원, 코스닥시장은 72조원으로 780조원을 채 넘어서지 못했다. 불과 6개월 만에 230조원 가량이 불어난 셈이다.

그렇다면 시총 1000조원 시대를 여는데 기여한 일등공신은 어떤 업종일까. 업종별로는 운수장비, 금융업종의 시가총액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이 중에서 조선주와 증권주가 두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수장비업종의 시총은 연초 50조원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3일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2월초 60조원 돌파에 이어 4월말 70조원, 5월중순 80조원, 6월초 90조원을 넘어서기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시현한 것이다.

업종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의 상승세는 가히 놀라운 정도다. 올해 첫 거래일에 9조5000억원으로 시작된 시총은 무려 28조원까지 불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내 시총비중도 3.14%까지 증가해 신한지주 한국전력 등을 제치고 시총 순위 4위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국민은행(3.15%)과 3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시총도 상반기 중 5조원에서 12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대우조선해양은 5조6000억원대에서 11조3300억원으로,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2조4000억원대에서 5조6000억원대로 몸집을 불렸다.

이 외에도 한진중공업(1조8000억원→4조8000억원)과 STX조선(1조1200억원→3조6700억원) 등도 연초보다 3~4배 이상 늘어났다.

금융업종 시총은 올들어 36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만에 시총 규모는 137조원대에서 173조원까지 불었고, 특히 증권주가 15조원 이상 규모를 늘렸다.

4일 현재 운수장비업종과 금융업종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각각 11.48%와 19.39%이다. 운수장비업종의 시총 비중은 연초에는 8.27%에 불과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