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포교' 노하우 통도사에 접목하는 정우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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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寂滅寶宮)이 있는 경남 양산 통도사.석가모니의 진신사리탑이 있는 금강계단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 있다.
'출입금지' 팻말도 없어 기도법회에 참석한 신자나 탐방객들은 이 문으로 들어가 금강계단 앞에서 참배를 하고 나온다.
담장 너머로만 금강계단을 봐야 했던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정우 스님(55)이 주지로 부임한 이후 생긴 변화다.
"신도나 내방객 등이 절에 와서 스스럼없이 다가서야 하는데 그런 걸 방해하는 장애물들은 다 치웠어요.
경내 곳곳에 있던 '출입금지' 팻말을 모두 없애는 대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출입제한'이라고 써붙였고요.
지금까지는 금강계단의 문을 1년에 몇 번밖에 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언제나 누구나 참배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정우 스님은 1985년 서울 양재동에서 천막법당으로 시작한 통도사 서울포교당인 구룡사를 신자 3만가구 이상의 도심 대찰로 키운 '도시포교의 선구자'.일산 여래사를 비롯해 분당,평촌,용인,탄현 등 신도시마다 분원을 세워 그가 세운 국내외의 통도사 서울포교당이 22곳이나 된다.
유치원·어린이집 8곳,출판사와 여행사,결혼상담실도 부설기관으로 운영한다.
'구룡그룹 회장님'이라는 별칭이 붙을만도 하다.
이런 도심포교의 '거물'이 왜 재적승이 1000명이 넘는 산중 대찰의 살림을 맡게 됐을까.
"고향을 찾아 쉼없이 달려온 연어와 같다고 할까요? 통도사는 제가 출가하고 자라난 고향이니까요.
대중포교의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이제 불지종가(佛之宗家)요 국지대찰(國之大刹)인 통도사의 미래를 위해 쓰려고 합니다."
정우 스님은 도심포교의 성공비결이었던 '신도 중심'을 통도사에도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다.
신도들과 더불어,신도들을 위한 살림을 하겠다는 것.그래서 주지실 입구의 '외부인 출입금지' 표지판부터 치웠다.
산사에 어울리지 않게 혐오감을 주던 바리케이드와 철대문도 없애고,경내지 산림보호를 위해 쳐놓았던 울타리와 철조망도 상당 부분 걷어냈다.
음료·커피 등을 팔던 자동판매기도 모두 치워버렸다.
대신 전통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내방객 쉼터를 곧 마련하고 중국어·일어·영어 안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절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기쁜 마음으로 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도심과 산중이 다르지 않지요."
정우 스님은 문화를 통한 포교에도 열심이다.
1987년에는 신시뮤지컬컴퍼니의 전신인 극단 '신시'를 양재동 구룡사에서 창단했고,일산 여래사에선 뮤지컬 전용극장 '신시씨어터'를 운영할 정도다.
이런 경험을 살려 통도사에서도 사물놀이를 비롯한 전통문화 어울림마당 등의 문화행사를 자주 마련할 작정이다.
오는 12일 열리는 주지 진산식(晉山式·취임식)에 즈음해서는 지역의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한 장학금과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공양미를 내놓을 예정이다.
정우 스님은 "방장이셨던 월하 스님 입적 후 3년 이상 혼란을 겪었던 통도사가 모처럼 화합과 안정을 되찾았다"면서 "승가공동체의 원융(圓融)살림 전통을 회복해 법(法)이 살아있는 수행공동체이자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온 국민의 도량이 되도록 통도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통도사(양산)=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출입금지' 팻말도 없어 기도법회에 참석한 신자나 탐방객들은 이 문으로 들어가 금강계단 앞에서 참배를 하고 나온다.
담장 너머로만 금강계단을 봐야 했던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정우 스님(55)이 주지로 부임한 이후 생긴 변화다.
"신도나 내방객 등이 절에 와서 스스럼없이 다가서야 하는데 그런 걸 방해하는 장애물들은 다 치웠어요.
경내 곳곳에 있던 '출입금지' 팻말을 모두 없애는 대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출입제한'이라고 써붙였고요.
지금까지는 금강계단의 문을 1년에 몇 번밖에 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언제나 누구나 참배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정우 스님은 1985년 서울 양재동에서 천막법당으로 시작한 통도사 서울포교당인 구룡사를 신자 3만가구 이상의 도심 대찰로 키운 '도시포교의 선구자'.일산 여래사를 비롯해 분당,평촌,용인,탄현 등 신도시마다 분원을 세워 그가 세운 국내외의 통도사 서울포교당이 22곳이나 된다.
유치원·어린이집 8곳,출판사와 여행사,결혼상담실도 부설기관으로 운영한다.
'구룡그룹 회장님'이라는 별칭이 붙을만도 하다.
이런 도심포교의 '거물'이 왜 재적승이 1000명이 넘는 산중 대찰의 살림을 맡게 됐을까.
"고향을 찾아 쉼없이 달려온 연어와 같다고 할까요? 통도사는 제가 출가하고 자라난 고향이니까요.
대중포교의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이제 불지종가(佛之宗家)요 국지대찰(國之大刹)인 통도사의 미래를 위해 쓰려고 합니다."
정우 스님은 도심포교의 성공비결이었던 '신도 중심'을 통도사에도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다.
신도들과 더불어,신도들을 위한 살림을 하겠다는 것.그래서 주지실 입구의 '외부인 출입금지' 표지판부터 치웠다.
산사에 어울리지 않게 혐오감을 주던 바리케이드와 철대문도 없애고,경내지 산림보호를 위해 쳐놓았던 울타리와 철조망도 상당 부분 걷어냈다.
음료·커피 등을 팔던 자동판매기도 모두 치워버렸다.
대신 전통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내방객 쉼터를 곧 마련하고 중국어·일어·영어 안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절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기쁜 마음으로 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도심과 산중이 다르지 않지요."
정우 스님은 문화를 통한 포교에도 열심이다.
1987년에는 신시뮤지컬컴퍼니의 전신인 극단 '신시'를 양재동 구룡사에서 창단했고,일산 여래사에선 뮤지컬 전용극장 '신시씨어터'를 운영할 정도다.
이런 경험을 살려 통도사에서도 사물놀이를 비롯한 전통문화 어울림마당 등의 문화행사를 자주 마련할 작정이다.
오는 12일 열리는 주지 진산식(晉山式·취임식)에 즈음해서는 지역의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한 장학금과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공양미를 내놓을 예정이다.
정우 스님은 "방장이셨던 월하 스님 입적 후 3년 이상 혼란을 겪었던 통도사가 모처럼 화합과 안정을 되찾았다"면서 "승가공동체의 원융(圓融)살림 전통을 회복해 법(法)이 살아있는 수행공동체이자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온 국민의 도량이 되도록 통도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통도사(양산)=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