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의 중국 투자가 연이어 좌절됐다.

신화통신은 4일 중국 정부가 칼라일의 충칭상업은행 지분 8%(4300만달러) 인수 요청을 '관련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중국은행에 투자하려는 외국 투자자는 100억달러의 자본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칼라일은 이 자격 요건이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충칭은행의 지분을 매입하려던 칼라일 아시아파트너스는 자본금이 18억달러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은 다른 외국 투자자들과 달리 유독 칼라일만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당국이 이미 아시아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모펀드가 중국 금융권에 진출하겠다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칼라일과 함께 충칭은행 투자에 합의했던 홍콩의 다 싱 뱅킹 그룹은 이미 당국의 승인을 받아 지난 4월 충칭은행 지분 17%를 인수했다.

칼라일은 수년 동안 중국의 중장비 업체 쉬공그룹 건설기계 지분 85%를 획득하려고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지분율을 45%로 낮췄지만 여전히 당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지난해 씨티그룹 컨소시엄에 참여해 광둥개발은행 지분 인수에 나섰다가 중국 당국이 외국인의 지분 제한을 25%로 고수하는 바람에 이 역시 무산됐다.

한편 잇달아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는 칼라일그룹은 3일 미국 유수의 양로원 운영업체인 마노르 케어를 63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forest@hankyung.com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