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메가TV'서비스... '실시간 방송 없는 IPTV'

KT가 실시간 방송을 제외한 인터넷TV(IPTV)인 '메가TV'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양방향 TV 시대가 활짝 열렸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골라 보고 TV로 뉴스검색과 쇼핑,금융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IPTV 관련 법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KT가 IPTV의 전 단계인 '프리(Pre) IPTV' 서비스에 나섬에 따라 가정 내 TV 서비스 주도권을 놓고 통신·방송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는 4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메가TV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KT는 서울과 과천 동탄 등 경기도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전국 광역시 지역으로 메가TV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초당 50메가비트(Mbps)급 이상의 '메가패스'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는 메가TV에 가입할 수 있다.

메가TV는 기존 '메가패스TV'에 IPTV의 장점인 양방향 서비스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외에도 교육,엔터테인먼트,금융,TV신문,날씨 등 양방향 서비스를 고화질(HD)로 이용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만 실시간으로 볼 수 없을 뿐 사실상 IPTV나 마찬가지다.

윤종록 KT 부사장은 "기술방식이 IPTV와 같고 셋톱박스 등 장비도 같기 때문에 법제화만 되면 즉시 IPTV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가TV에서는 신한·우리은행,대신·동양종금·우리투자증권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모컨을 눌러 계좌이체나 증권거래를 할 수 있다.

TV신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30여개 일간신문에서 관심있는 기사를 찾아 볼 수 있다.

TV도시락 등 음악서비스와 뿡뿡이,재미나라 등 유아교육 콘텐츠도 대폭 강화됐다.

종교활동 등을 위해 고객이 원하면 커뮤니티 CUG(폐쇄이용자그룹) 서비스도 제공한다.

VOD는 영화,스포츠,여성문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의 콘텐츠와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드라마,연예오락,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특히 SBS의 경우 단순한 VOD가 아닌 양방향 서비스를 추가한 TV포털 방식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KT는 그동안 '프리 IPTV' 시장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IPTV 서비스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제화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 가입자가 54만명을 넘어설 만큼 급성장하자 '강공'으로 선회했다.

KT는 올해 30만명의 메가TV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8월 중 메가패스와 KTF의 3세대 이동통신 쇼(SHOW) 등을 묶은 결합상품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저속 인터넷 이용자를 위해 하나TV처럼 콘텐츠를 내려받은 다음에 시청하는 다운로드&플레이 방식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로텔레콤은 가입자에서 한참 앞서 있지만 KT의 공세에 내심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확보해둔 콘텐츠는 하나TV가 6만6000여편으로 메가TV 2만여편보다 많다.

하지만 최신 영화나 방송 드라마 등 인기 콘텐츠는 비슷해 편수는 의미가 없다고 KT는 주장한다.

하나로텔레콤은 요금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3년 약정 기준으로 메가TV 요금은 월 8000원으로 하나TV보다 1900원 싸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은 자사 결합상품 할인율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내는 요금은 하나TV가 더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