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시장의 열기가 조각으로 옮겨 붙고 있다.

그동안 조각은 컬렉션의 대상보다 건축물의 일부 장식품으로 취급됐지만 최근 거래가 늘면서 전시회(표 참조)도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의 최종태 최병상 초대전을 비롯해 청작화랑의 김성욱 조각전,이화익갤러리의 홍승남 개인전,대구 소헌갤러리의 조각 아트페어,아트사이드의 박상희 조각전 등 상업화랑 20여곳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꿈틀대는 조각시장=국내 조각시장은 연 1000억원대 건축물 장식용(공공미술) 조각을 포함,개인 컬렉터들의 소장품까지 합하면 1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설치 및 조각가는 1000여명.이 가운데 권진규 문신 김종영 등 작고작가를 비롯해 박성태 최태훈 김선구 이용덕 이재효 박선기 이한수 이불 함진 천성명 권오상 금중기 지용호 등 50여명의 작품이 활발하게 거래된다.

특히 상업화랑의 교류작가인 최만린 김선구 천성명 금중기(선화랑),지용호(가나아트갤러리),이불 함진(PKM갤러리),최태훈 이재효 박선기(아트사이드),이용덕 박성태(표화랑),김은현 노준 홍승남(이화익갤러리) 등이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시중에서는 권진규 문신 김종영 등 '블루칩' 작가의 경우 소품이 1억5000만~3억원을 호가한다.

또 이불 서도호 함진 최우람 등 인기 작가의 2~3m 크기 작품은 점당 5000만~2억5000만원,최태훈 김선구 박성태 이용덕 이재효 박선기 이한수 등 중견작가 작품은 점당 1000만~3000만원 선,천성명 권오상 금중기 지용호 조성구 등 젊은 작가 작품은 300만~15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눈길끄는 전시=공공 건축물의 겉치레 조각에서 벗어나 작품성과 상품성을 겸비한 작품들이 상업화랑을 통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원로 조각가 최종태 최병상씨의 초대전이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최종태씨의 작품은 1960년대부터 일관되게 인물상을 통해 휴머니즘을 담아냈고,최병상씨 역시 첨단매체를 접목시켜 새로운 공간표현을 시도한 작품을 보여준다.

1m 미만 크기의 40여점이 점당 1000만~3000만원에 나와 있다.

오는 11~24일 이화익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 홍승남씨는 스테인리스·스틸을 재료로 형이상학적인 미니멀리즘 이미지를 담은 근작 30여점을 내놓는다.

점당 300만~2500만원 선.

박상희씨는 '헬로 마오쩌뚱!'이란 주제로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10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박씨의 작품은 도자기 등을 재료로 마오쩌뚱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전망=회화보다 가격이 싼데다 작품 배치 공간이 넓은 중대형 아파트나 별장,펜션,전원주택 신축 등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또 일부 컬렉터들은 미술품 투자 포트폴리오에 조각을 편입하는 추세다.

김창실 선화랑 대표는 "아파트 등 건축물에 조각품의 수요가 늘어나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고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