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체들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5일 오후 1시35분 현재 한국타이어는 전날보다 100원(0.56%) 오른 1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 중 한때 1만845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5~6월 뒬걸음질치던 주가는 이달 들어 상승 엔진을 재가동하며 연신 뜀박질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역시 8% 가까이 급등한 1만5800원으로 엿새째 강세를 이어가며 신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이들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이나 주가는 원재료의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의 등락에 크게 좌우된다.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의 주 원재료인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6월 2006년 12월 대비 34% 가량 올랐다. 유가 역시 16% 상승해 비용 부담이 상당히 늘어난 실정이다.

하지만 이제는 타이어 업체들의 경쟁력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 인상과 지속적인 제품믹스 개선 등을 통해 수익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이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천연고무 상승이 타이어 업체들에게 악재라는 편견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유영권 연구원은 "원재료가 상승보단 이에 따라 선두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할 수록 국내 업체들을 비롯한 후발 업체들의 수요는 증가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정했다.

타이어라는 제품의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 외의 방법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두란 설명이다.

수요가 늘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결정력이 커진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경우 최근 미국법인의 판매가격을 7~8% 인상한 바 있다.

선두 업체들을 따라 수동적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가격 결정력 강화에 따른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경쟁 상대인 중국 타이어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부가세 환급비율 인하로 수출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어 반사 이익도 기대된다.

삼성증권 김학주 연구원은 "중국산 타이어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져 판매가 줄어들 경우 대부분의 수혜는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수익성 좋은 유럽의 수출 비중을 늘리는 등 제품 믹스가 개선되고 있어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한국타이어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421억원과 662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와 3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9.2%에서 12.2%까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법인의 영업이 예상보다 호조를 나타내고 있어 지분법 평가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수요 증가와 가격 인상에 힘입어 올해 이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목표주가를 각각 2만4800원과 1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메릴린치증권은 그 동안 시장에서 소외됐었단 점에서 한국타이어와 같은 자동차 부품주에 관심을 기울일만하다는 의견을 내놨고, JP모건증권은 천연고무 가격도 조만간 안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JP모건은 한국타이어의 밸류에이션이 경쟁 업체 등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