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아직 선진국은 물론 이머징마켓에 비해서도 저평가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이익 증가 덕분에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은 크게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승을 주도해온 에너지 조선 철강 등의 대표주도 외국 경쟁 업체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굴뚝주는 당분간 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 여전히 저평가

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한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PER는 12.9배로 미국(15.6배) 일본(18.2배)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 이머징마켓인 중국(18.1배) 인도(18.5배)에 비해서도 떨어진다.

MSCI지수 기준으로 한국 증시의 PER는 1999년 1000선을 돌파하면서 선진국 증시의 95% 수준에 육박했었다.

또 이머징마켓에 비해서는 오히려 1.41배나 높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2001년에는 PER가 선진국 증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시장 대비 한국 시장의 할인율은 최근 10%대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에 와있지만 여전히 저평가인 상태"라며 "특히 증시 상승을 주도해온 소재 산업재 섹터의 경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워낙 높아 저평가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선·철강주 매력적

올 들어 두 배 이상 오르며 시가총액 3위로 뛰어오른 현대중공업의 3일 종가와 2007년 추정실적으로 계산한 PER는 16.3배다.

2008년 추정실적으로 계산하면 12.2배로 낮아진다.

삼성중공업의 2007년 PER는 29.5배,2008년 PER는 18.1배로 다소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경쟁 업체들은 어떨까.

일본의 미쓰비시조선은 2007년 실적추정치 기준 PER가 무려 40.8배다.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2008년에도 PER는 32.7배나 된다.

미쓰이조선도 각각 33.5배와 22.3배로 국내 업체에 비해 훨씬 높다.

포스코도 2007년 실적추정치 기준 PER는 10.1배로 중국 바오산강철의 13.1배,일본 신일본제철의 15.3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로 바오산강철의 2.2배,신일본제철의 2.6배의 절반 수준에 가깝다.

에너지 기업으로 거래정지 상태인 SK에너지의 경우 엑슨모빌 BP 등과 비교하면 PER는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PBR는 1.6배로 엑슨모빌의 4.1배,BP의 2.7배에 비해 크게 낮다.

반면 기계분야의 대표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과 2008년 PER가 각각 22.2배와 17.4배로 글로벌 기업보다 높거나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미국의 기계업체인 캐터필러의 PER는 13.9배와 12.4배로 두산인프라코어보다 훨씬 낮았다.

또 일본의 고마쓰는 각각 19.7배와 18.4배였다.

최 연구원은 "철강 항공분야 역시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지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