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한국의 평창이 러시아 소치에 밀려 아깝게 탈락했다.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4년 전 체코 프라하에서 2010년 개최지를 놓고 벌인 캐나다 밴쿠버와의 경합(競合) 때와 마찬가지로 2차투표까지 이어지는 접전에 또다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것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물론 기대가 컸던 만큼 서운하고 허탈하기는 하지만 이번 유치경쟁을 통해 우리는 무명의 평창을 세계 속에 당당히 알렸을 뿐 아니라 동계스포츠 분야에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둔 것은 틀림없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수준 높은 홍보영상이나 제안설명 등은 모든 IOC위원들에게 인상 깊게 남겨졌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그 동안 혼연일체로 유치활동을 펴온 강원도민과 유치위원회는 물론 정부와 기업들의 노고에 위로와 함께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실패를 아쉬워할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앞으로 수많은 국제행사들이 예정돼있고,이를 유치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좋은 교훈으로 삼는 것이 보다 현명한 처사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과연 스포츠 외교에 허점은 없었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 지도자들까지 나서 온힘을 쏟았는데도 불구하고 유치에 실패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외교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정부 당국을 비롯 지자체 재계 등은 이번 유치실패의 원인 등을 면밀히 분석해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萬全)을 기해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평창의 쓰라린 경험을 여수 엑스포 유치로 극복하기를 기대해본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그 동안 지역적 특성에 맞춰 동계스포츠를 지원해 온 지자체들의 투자 의욕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가뜩이나 저변이 취약한 국내 동계스포츠 분야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따라서 이번 유치 실패를 거울 삼아 국내 동계스포츠가 또 한번 도약을 위한 발판을 새롭게 마련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