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자동차 제동장치 계통 부품을 공급하는 부산 소재 중소기업 A사는 2년 전만 해도 운영자금 회전에 곤란을 겪었다.

납품한 뒤 대금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60일을 넘는 경우가 많아 단기적으로 공장을 돌리는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애로는 지난해 초부터 사라졌다.

대기업에서 수출 품목의 경우 납품일로부터 3일,내수 품목은 일주일 내에 대금 결제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납품 단가 책정에서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지만 대금 지급 조건 등에서는 예전과 같은 불공정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A사처럼 대기업에 납품하면서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중소기업들이 감소하는 등 대·중소기업 간 하도급 거래 관행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대기업 1차 협력 중소기업 19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9일 발표한 '2007년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6년도 주거래 대기업의 하도급거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조사 업체의 21.5%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중소기업들의 '불공정 체감도'는 2004년 31.2%와 2005년 24.9%에 비해 각각 9.7%포인트와 3.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반면 '공정하다'는 응답 비율은 2005년 31.5%에서 지난해 37.4%로 올라갔다.

'중소기업들이 지난해 납품 거래시 겪은 주요 애로사항'(복수 응답)으로 △대기업의 일방적 발주 취소(29.6%→19.0%) △하도급대금 60일 초과 지연 지급(14.8%→8.2%) △어음할인료 미지급(11.2%→9.2%) 등의 불공정 거래 행위도 전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정부와 업계의 '상생협력 캠페인'과 하도급 불공정 행위 조사 및 단속 강화 등으로 대·중소기업 간 하도급 거래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납품대금 지급에서 '현금성'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64.2%,2005년 68.1%에서 지난해 67.2%로 증가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약속어음의 평균 지급기일은 '60일 이내'가 2005년 36.7%에서 지난해 52.3%로 증가해 중소업체들의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주는 장기 어음 발행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