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값싼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기승을 부리면서 유로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9일 장중 한 때 유로당 168.40엔대로 떨어져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엔·유로 환율은 상승).지난 주말(유로당 168.05엔)에 비해서는 0.4엔가량 엔화 가치가 낮아진 것이다.

엔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23.60엔대로 떨어지는 등 약세를 이어갔다.

호주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도 105엔대 후반으로 하락,1991년 10월 이후 근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올 들어 7개월 동안 20%가량 떨어진 것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과 주요 선진국 간 금리차가 크게 벌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달에도 일본은행이 연 0.5%인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는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저금리가 엔 캐리 트레이드를 부추기고 이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엔화 매물이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순환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후코쿠뮤추얼생명보험의 사쿠라이 유키 펀드매니저는 "엔화 가치가 9월 말쯤엔 달러당 125엔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