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운전자의 혈압 맥박 등을 체크해 건강 상태를 알려 준다. 또 집 주인의 그날 기분에 따라 벽의 색깔,밝기,향기 등이 바뀐다."

인간의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러한 일들이 20년쯤 후에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생활 지원형 첨단 기술 개발 전략을 마련,구체적인 추진 작업에 착수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에서 시민들이 건강하고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 '인간생활 기술전략 2007'을 마련했다.

이 전략은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해 악화됐을 경우 운전 중지 신호를 보내는 자동차,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쳐 주는 교육용 로봇 등 약 20종류의 기술을 중점 개발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단카이(團塊)로 불리는 베이비 붐 세대가 80세 이상의 노인이 되더라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센서 네트워크를 활용해 어린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등 쾌적한 지역 사회 구축 △가사 노동을 줄이기 위한 1가구 1로봇 보급 △초전도 자기 부상 열차를 이용한 초고속 도시 이동 관련 기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단카이 세대의 대량 퇴직 등 고령화 사회 출현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에 기술 개발로 대처하자는 게 인간생활 기술 전략의 목표"라면서 "신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 예산을 대폭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단카이 세대는 태평양전쟁 직후인 1947~49년 사이 태어난 사람들로 일본 인구의 5.4%인 약 691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올해 60세,20년 뒤인 2027년에는 80세를 맞게 된다.

따라서 2030년대가 되면 이들 단카이 세대의 간병 등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산업성은 연구개발 추이에 따라 매년 기술 개발 전략 목표를 수정해 나갈 예정이다.

인간생활 기술 전략은 11일 공식 발표된다.

한편 지난해 9월 출범한 아베 신조 내각은 취임 직후 혁신(innovation) 창조를 위한 의약,공학,정보공학 분야 등의 장기 전략 지침인 'Innovation 25'를 수립해 차세대 과학기술 개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내각부 내에 'Innovation 25 특명실'을 설치했으며 7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략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또 로드맵 마련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집하고 과학자들이 작성한 '과학자 커뮤니티가 그리는 미래의 사회' 보고서 내용을 반영하는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힘쏟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