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가 하락으로 수요업체 관망세


■ 대체재 사용 늘어 잇따라 생산 중단

■ 여름 비수기 건설업계 수요 크게 줄어


국내 스테인리스 업계가 니켈 가격 하락 등 3대 악재로 힘겨운 여름을 보낼 전망이다. 주요 원자재인 니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수요업체들이 제품 가격의 추가하락을 예상하고 주문을 내지 않는 데다 스테인리스 대체제 사용이 늘면서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간 업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스테인리스 주요 수요처인 건설업계의 수요마저 감소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잇따른 대형 악재로 스테인리스 제품에 대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급증하는 재고로 대부분의 스테인리스 생산 업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감산'을 통해 재고 물량 줄이기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최대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업체인 비앤지스틸은 지난 5월 말 울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경남 창원공장도 6일부터 나흘간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달 7일간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가동을 멈춘 현대제철도 이달 들어 자체 재고 수준과 수요 등 수급상황을 고려해 3일부터 9일간 공장을 멈추기로 했다. 포스코는 생산중단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시황에 따라 자회사인 대한ST가 가공하는 스테인리스 물량을 줄임으로써 사실상 생산중단 효과를 내고 있다.

스테인리스 업계가 이처럼 생산중단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니켈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니켈 가격은 지난 5월 한때 t당 5만400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가 최근에는 t당 3만6000달러를 기록,고점에 비해 30%가량 폭락했다.



스테인리스 생산 중단은 중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보산강철,태원강철,장가항포항불수강 등 중국의 주요 스테인리스 생산업체들이 가격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이달 중 생산량을 최소 20%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셀로-미탈 계열의 유럽업체들도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하반기 스테인리스 업계의 수익성도 악화될 전망이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더라도 인건비,감각상각비 등 고정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테인리스 업계로서는 이번 여름이 가장 큰 고비"라며 "여름철 동안 재고조정을 통해 가격이 안정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스테인리스 파동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