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위한 공익기금 출연 문제로 주주인 증권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증권선물거래소가 이번에는 서울 여의도에 33층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는 현재 2층인 본관 건물을 초현대식 빌딩으로 다시 짓기로 하고 용역을 의뢰했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거래소는 현재 서울 여의도에 △21층 신관 △14층 별관 △2층 규모 본관 건물 등을 갖고 있다.

거래소는 신축 건물을 컨벤션센터와 임대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에 따라 새로 출범하게 될 금융투자협회(가칭) 등을 입주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의 주요 주주인 증권사들은 거래소가 사무 공간에 충분히 여유가 있는 데도 또다시 고층빌딩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못 마땅해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의 이익잉여금은 투자자와 주주들로부터 거둬들인 돈인 데도 불요불급한 곳에 방만하게 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갖고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도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가 통합돼도 협회 건물 1∼2개층만 더 사용하면 충분히 수용이 가능하다"며 "금융투자협회가 거래소가 지은 건물에 들어갈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사 사장단과 박용만 증권업협회 부회장,이정환 증권선물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 등은 지난 9일 간담회를 갖고 거래소 상장을 위한 공익기금 출연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증권사 사장단은 "상장 주체인 거래소가 공익기금을 출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