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도 조기에 영재교육을 받았다면 평범한 사람에 그쳤을 겁니다."

경원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IYPT) 심사위원 겸 폴란드 대표로 한국을 방문한 마치 콜바스 전 폴란드 물리학회장(Maciej Kolwasㆍ58)은 10일 조기 교육 열풍에 휩쓸리고 있는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의미 있는 충고의 말을 던졌다.

콜바스 전 회장은 전통적인 물리학 강국인 폴란드의 과학아카데미 물리학연구소 교수 겸 유럽 물리학회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그의 부인도 물리학 교수다.

영재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어릴 때에는 영재성을 판별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12살 때는 두뇌가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영재성을 판별할 수 없고 적어도 17살은 돼야 영재성이 나타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번 IYPT에 참가하는 폴란드 학생들도 한국처럼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교 30개를 대상으로 선발했다.

그는 "타고난 천재도 일찍부터 강도 높게 영재교육을 시키면 교육 내용이 주입식으로 변질돼 오히려 지적 호기심을 잃어버리고 두뇌의 지식공간이 너무 빨리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며 "선행학습 위주의 훈련은 창의적 사고를 가로 막고 다른 영재성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이 언제든지 전공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라"며 "조금 잘했다고 그 분야만 파고들게 하지 말고 다른 분야를 더 잘 할 수 있으니 여러 분야의 경험을 거쳐 소질을 찾게 도와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폴란드의 영재 교육시스템에 대해 그는 (한국처럼 소수를 선발하는) 영재교육센터가 없고,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흥미가 있으면 찾아오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폴란드는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수상한 마리 퀴리(1867~1934)의 조국이며 1967년 시작된 국제물리올림피아드(IPhO)의 종주국이기도 하다.

또 전직 폴란드 총리 카지미에시 마르친키에비치 역시 물리학 교사 출신일 정도로 물리학 강국이다.

그러나 최근 폴란드 물리학이 위축되고 이공계 기피현상도 심화되고 있다는 게 콜바스 전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연구실 연구원이 다섯 명이라면 중국인과 우크라이나인이 각각 두 명이고 폴란드인은 한 명 정도에 그친다"며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경제학과 어학 법학 의학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