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成長率)을 당초 전망 4.4%에서 4.5%로 상향조정했다.

지난 상반기 성장이 예상(4%)보다 높은 4.4%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반기 성장률은 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완만한 경기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과연 그대로 믿어도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상반기 실적이야 이미 나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의심을 품을 이유는 없다.

문제는 올 하반기와 내년 전망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리기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이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곳곳에 불안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한은의 하반기 전망 내용만 들여다 보더라도 설비투자 증가율이 상반기보다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크게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지난 상반기의 설비투자 증가도 따지고 보면 새 지폐 발행에 따른 자동화기기 대체 등 일시적인 요인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반기 건설투자도 미미한 성장에 머물 것이란 분석이다.

민간소비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기껏해야 수출증가세가 유지된다는 것 정도가 낙관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국내요인보다 국제경제 여건을 따져보면 걱정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가격의 불안이 지속되는 데다 세계적인 고금리 확산,미 달러화의 약세 지속 등 세계경기를 급속도로 얼어붙게 만들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지난해 3.3%에서 올해 2.1%로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내년 경제도 결코 낙관(樂觀)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금리 조정을 비롯한 정책변수의 선택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덧붙여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설령 올해 성장률이 4.5%를 달성하고 내년에도 다소 높아진다 하더라도 이런 수준의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낮은 잠재성장률을 들먹일 것이 아니라 규제개혁 등을 통한 기업경영환경 개선과 기업의욕 제고로 투자를 활성화시켜 성장잠재력 자체를 높여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