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평균수명 77.9세… 일과 여가생활 균형 맞춰야

한국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평균 기대 수명 증가로 고령자는 더 많이 늘어나는 반면 새로 태어나는 어린이는 크게 줄어 2050년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연금 등 노후생활의 안전판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색으로 변하는 한국(Graying Korea)

통계청은 11일 '세계 인구의 날'을 맞아 국제연합(UN)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인구 전망 및 우리나라의 장래 인구 추계 등의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OECD 국가 중 최저인 반면 평균 기대 수명은 유럽이나 북미 선진국들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과학 발달과 건강관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2006년의 평균 수명은 77.9세로 1971년 62.3세였던 것이 불과 30년 만에 16세 높아졌다.

평균 수명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50년에는 평균 83.3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고령화의 급진전으로 인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2005년 9.1%에서 2050년 38.2%로 높아지면서 세계 평균인 16.2%의 2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출산율 저하에 따라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 비중은 2005년 19.2%에서 2050년에는 절반 이하인 8.9%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의 비중은 2005년 1.4%로 선진국(3.7%)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나 2050년에는 14.5%로 급격히 높아지면서 선진국 평균(9.4%)을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유산으로 남긴다? 글쎄…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은 '일과 은퇴의 조화'를 노후 생활의 관건으로 꼽았다.

인간 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은퇴 후 근 30~40년을 '휴가 상태'로 보낸다는 것은 개인이나 사회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은퇴 후에도 일을 이어가는 것은 재정은 물론 건강 등에도 좋다는 지적이다.

적당한 노동과 책임감,여유 있는 생활은 '건강한 장수'의 조건이다.

그는 "나이가 들면 여건에 따라 파트타임으로 할 수 있는 일,또는 보다 단순한 업종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신체적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과 여가의 균형을 맞추며 그 속에서 은퇴의 삶을 풍요롭게 꾸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사회에도 '번 것을 다 쓰고 가는 세태'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주 회장은 "못 입고 못 먹고 아끼고 모은 것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한 푼이라도 자녀에게 남겨 줄려고 하는 유산 상속 성향이 많다"며 "살아있는 동안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부모 세대들이 평생 모은 재산을 유산으로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것은 어리석다"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