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은 출범 초기 고객보다는 개발자 위주의 기술 트렌드를 쫓아 신제품을 개발해왔다.

그랬던 LG생명과학이 요즘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든 제품의 개발 단계마다 '고객의 목소리'가 담기기 시작한 것.

지난해부터 LG생명과학을 이끌기 시작한 김인철 사장도 임직원들에게 '고객 중심의 사고'와 '고객 관점에서의 제품 개발'을 연이어 강조하고 있다.

분기마다 모든 사업장을 돌며 고객 중심 경영을 역설하고 있는 것.최근엔 임직원들에게 고객 중심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격월로 외부 인사를 초청,'고객만족 특강'도 실시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우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기 위해 마케팅전략팀을 신설했다.

제품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는 등 조직 및 평가체계 혁신도 이뤄냈다.

개방적 연구·개발(R&D) 조직 구축도 끝마쳤다.

사업 조직 자체를 고객 중심으로 바꿔버린 셈이다.

특히 마케팅전략팀은 고객과 밀착된 영업,마케팅 부문과 연구소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끊임없이 고객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연구소에 전달하고,이를 통해 개발된 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형 성장호르몬,B형 간염치료제,간기능 개선제,당뇨병치료제 등의 국내외 임상시험 진행이나 신약 개발 과정에 고객들의 목소리를 녹여넣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LG생명과학은 고객의 잠재적 요구를 파악해 이를 제품으로 연결하기 위한 경영자문회의도 운영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C&I(Challenge & Innovation Committee)'를 구성해 고객들의 요청 사항을 수집하고 있는 것.경영자문회의에서 나온 의견은 곧바로 제품 개발 및 생산 과정에 반영된다.

이 밖에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고객의 목소리를 찾아 나서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했다.

LG생명과학의 주요 고객인 병원의 소리를 듣고,고객이 바라는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박창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 회사의 가장 핵심 고객은 바로 병원"이라며 "고객들이 일선에서 뛰고 있는 현장을 직접 보고,체험하기 위해 왔다"고 방문 취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단순한 의학제품 개발 및 생산 과정을 지양하고,과감하게 병원 등 고객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만족을 위해 다양한 경영기법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