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남한산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金榮順 <송파구청장 youngsk7@choli.com >
송파구 한복판에는 지우고 싶은 치욕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삼전도비가 자리잡고 있다.
이 비는 1637년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 청나라 태종이 인조 임금의 항복을 받고 자신의 승리를 내세우기 위해 만든 전승비다.
서울시에서는 1983년 이 삼전도비 주변에 2850㎡ 규모의 공원을 조성했다.
치욕의 역사 유물을 보존함으로써 후세에 교훈이 되도록 하자는 뜻에서였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 임금이 남한산성으로 피했다가 항복하기까지 47일 동안의 과정을 묘사한 작가 김훈씨의 소설 '남한산성'이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필자 역시 지방자치를 이끄는 한 사람의 행정가로서 극단적인 국가 위기상황에서의 갈등을 그린 이 소설에 관심이 갔다.
특히 남한산성으로 도피하기 위해 인조가 송파나루를 건넜고 삼전도에서 항복하는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지역 곳곳이 바로 지금의 송파구가 아닌가.
소설에 묘사된 바와 같이 혹독한 추위와 고립 속에서 항복을 주장하는 최명길과 항전을 고집하는 김상헌의 치열한 대립 속에서 분명한 정책 결정을 하지 못해 번민하는 인조임금,명분과 실리 사이를 우왕좌왕하는 사대부들,그리고 이 피바람이 지나기만을 숨죽이며 기다리는 백성들….이들이 빚는 팽팽한 긴장과 갈등이 가슴을 아리게 하는 감동을 준다.
이 소설은 행정 또한 정책 결정을 위한 번민과 결단의 연속이라는 측면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행정을 하다보면 주민들의 상반된 이해관계가 얽혀 몇 년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삼전도비만 해도 참담했던 역사의 상징이지만 교훈을 위해 '남겨 두자'는 입장과 치욕의 역사이니 '치우자'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기도 한다.
송파구의회에서도 정확한 고증도 없이 석촌동에 설치한 삼전도비를 국립박물관으로 이전하고 개발제한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삼전도비에 붉은 색 래커로'철거'라는 글을 써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최근 문화재청도 삼전도비를 최초의 위치를 고증한 뒤 국립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에 공감했다.
소설 '남한산성'은 국가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와 참모가 가야할 길은 무엇이며,국가 위기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시련과 고통을 주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었다.
그리고 삼전도비는 아직도 치욕의 상처로 역사에 남아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지도자의 사명은 자신의 비전과 국가적 현실 사이의 괴리를 메우는 다리가 되는 것'이라는 헨리 키신저의 말이 아픈 각성으로 가슴을 파고 든다.
송파구 한복판에는 지우고 싶은 치욕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삼전도비가 자리잡고 있다.
이 비는 1637년 조선시대 병자호란 때 청나라 태종이 인조 임금의 항복을 받고 자신의 승리를 내세우기 위해 만든 전승비다.
서울시에서는 1983년 이 삼전도비 주변에 2850㎡ 규모의 공원을 조성했다.
치욕의 역사 유물을 보존함으로써 후세에 교훈이 되도록 하자는 뜻에서였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 임금이 남한산성으로 피했다가 항복하기까지 47일 동안의 과정을 묘사한 작가 김훈씨의 소설 '남한산성'이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필자 역시 지방자치를 이끄는 한 사람의 행정가로서 극단적인 국가 위기상황에서의 갈등을 그린 이 소설에 관심이 갔다.
특히 남한산성으로 도피하기 위해 인조가 송파나루를 건넜고 삼전도에서 항복하는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지역 곳곳이 바로 지금의 송파구가 아닌가.
소설에 묘사된 바와 같이 혹독한 추위와 고립 속에서 항복을 주장하는 최명길과 항전을 고집하는 김상헌의 치열한 대립 속에서 분명한 정책 결정을 하지 못해 번민하는 인조임금,명분과 실리 사이를 우왕좌왕하는 사대부들,그리고 이 피바람이 지나기만을 숨죽이며 기다리는 백성들….이들이 빚는 팽팽한 긴장과 갈등이 가슴을 아리게 하는 감동을 준다.
이 소설은 행정 또한 정책 결정을 위한 번민과 결단의 연속이라는 측면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행정을 하다보면 주민들의 상반된 이해관계가 얽혀 몇 년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삼전도비만 해도 참담했던 역사의 상징이지만 교훈을 위해 '남겨 두자'는 입장과 치욕의 역사이니 '치우자'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기도 한다.
송파구의회에서도 정확한 고증도 없이 석촌동에 설치한 삼전도비를 국립박물관으로 이전하고 개발제한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삼전도비에 붉은 색 래커로'철거'라는 글을 써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최근 문화재청도 삼전도비를 최초의 위치를 고증한 뒤 국립박물관으로 옮기는 것에 공감했다.
소설 '남한산성'은 국가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와 참모가 가야할 길은 무엇이며,국가 위기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시련과 고통을 주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었다.
그리고 삼전도비는 아직도 치욕의 상처로 역사에 남아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지도자의 사명은 자신의 비전과 국가적 현실 사이의 괴리를 메우는 다리가 되는 것'이라는 헨리 키신저의 말이 아픈 각성으로 가슴을 파고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