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가 이래서 비싸다] (下) 허영 좇는 소비심리 … 100만원짜리 남성정장 백화점 수수료 35만~40만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패션의류와 화장품 등의 백화점 판매가격이 턱없이 비싼 데는 백화점 측이 챙기는 매장 수수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수료란 백화점이 입점 업체에 매장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받는 것.의류 매장은 매출액의 35~40%에 달하는 게 보통이다.
백화점 입장에서 수수료 방식은 재고 부담이 없는 데다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겨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에 매장을 확보하려고 기를 쓰는 이유는 엄청난 홍보효과 때문"이라며 "대형 백화점은 하루 10만명 이상,한달이면 300만명 가까운 소비자가 들르는 황금어장이어서 절대 놓칠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백화점의 높은 수수료는 자연히 판매 가격에 전가되게 마련이다.
백화점에서 한 벌당 100만원에 팔리는 한 업체의 남성 정장을 예로 들면 원단 부자재 봉제비를 포함한 생산원가는 25만원에 불과하다.
매장 직원 인건비와 관리비가 10만원,광고·마케팅 비용이 15만원 정도다.
제조업체 이윤은 10만~15만원.백화점 수수료가 35만~4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불경기 상황에서 옷은 정상가로 판매하는 물량보다 세일이나 떨이로 넘겨야 하는 재고 물량이 더 많기 때문에 제조업체 이윤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100만원짜리 옷 한 벌을 장만하면서 35만~40만원을 백화점에 '자릿세'로 지불하는 셈이다.
이는 국내 백화점들이 자기 실력과 책임으로 상품을 매입,소비자에게 파는 게 아니라 제조업체에 매장만 빌려주는 기형적인 유통구조를 갖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면적 3만3000㎡ 이상인 대형 백화점 하나를 지으려면 최소한 2500억원 이상 드는 데다 소비자를 모아주는 집객효과까지 감안하면 지금의 수수료율이 높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의 전적으로 매장 임대 방식으로 백화점을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미국 유럽처럼 백화점이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판다면 지금보다 소비자 가격을 2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수수료란 백화점이 입점 업체에 매장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받는 것.의류 매장은 매출액의 35~40%에 달하는 게 보통이다.
백화점 입장에서 수수료 방식은 재고 부담이 없는 데다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겨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에 매장을 확보하려고 기를 쓰는 이유는 엄청난 홍보효과 때문"이라며 "대형 백화점은 하루 10만명 이상,한달이면 300만명 가까운 소비자가 들르는 황금어장이어서 절대 놓칠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백화점의 높은 수수료는 자연히 판매 가격에 전가되게 마련이다.
백화점에서 한 벌당 100만원에 팔리는 한 업체의 남성 정장을 예로 들면 원단 부자재 봉제비를 포함한 생산원가는 25만원에 불과하다.
매장 직원 인건비와 관리비가 10만원,광고·마케팅 비용이 15만원 정도다.
제조업체 이윤은 10만~15만원.백화점 수수료가 35만~4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불경기 상황에서 옷은 정상가로 판매하는 물량보다 세일이나 떨이로 넘겨야 하는 재고 물량이 더 많기 때문에 제조업체 이윤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100만원짜리 옷 한 벌을 장만하면서 35만~40만원을 백화점에 '자릿세'로 지불하는 셈이다.
이는 국내 백화점들이 자기 실력과 책임으로 상품을 매입,소비자에게 파는 게 아니라 제조업체에 매장만 빌려주는 기형적인 유통구조를 갖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면적 3만3000㎡ 이상인 대형 백화점 하나를 지으려면 최소한 2500억원 이상 드는 데다 소비자를 모아주는 집객효과까지 감안하면 지금의 수수료율이 높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의 전적으로 매장 임대 방식으로 백화점을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미국 유럽처럼 백화점이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판다면 지금보다 소비자 가격을 2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