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표준화.해외진출 협력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11일 휴대폰 사용자환경(UI) 통합 플랫폼인 'T-PAK(T-팩)'을 함께 사용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T-팩은 휴대폰 제조사의 응용 소프트웨어와 이동통신사의 부가 서비스 및 솔루션을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 기반 위에 하나로 묶은 플랫폼 패키지다.

이 패키지를 이용하면 휴대폰을 개발하기가 쉬워지고 이동통신 가입자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면 무선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국내 및 해외 제조사의 휴대폰을 통해 T-팩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대응하고 국내 표준화와 해외 진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의 유효기간은 2010년 7월까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두 회사의 공조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텔레콤은 그동안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항하기 위해 같은 PCS사업자인 KTF와 공조체제를 유지해 왔다.

KTF가 기지국 960개를 LG텔레콤이 로밍해 쓸 수 있도록 빌려준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KTF가 3세대 이동통신에 주력하면서 공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KTF가 LG텔레콤이 로밍해 쓰고 있는 기지국을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키로 한 것.또 결합상품 경쟁이 시작되고 KT의 이동통신 재판매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KT진영과 비KT 진영 간 경쟁구도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

이번 협력이 LG텔레콤의 SK텔레콤 800㎒ 기지국 로밍 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그동안 LG텔레콤의 기지국 로밍에 대해 '절대불가'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자가 협의로 풀어야할 문제다.

현재 협의 중에 있다"며 여지를 남겨놓았다.

SK텔레콤은 또 LG텔레콤이 상용화를 준비 중인 동기식 3세대 서비스인 'EV-DO 리비전A' 서비스에 뛰어들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3세대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KTF를 견제하기 위해 리비전A 공조가 형성될지도 관심거리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