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진이 유기물 플라스틱을 이용해 '꿈의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 태양전지는 기존에 쓰고 있는 실리콘이나 화합물반도체 태양전지보다 전력 생산 비용을 20분의 1로 낮출 수 있다. 기존 태양전지로는 1W(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경우 2달러의 돈이 들어가지만 이 플라스틱 태양전지로는 10센트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지의 전기 생산비는 석유를 이용해 1W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인 1달러보다도 훨씬 낮아 경제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광희 GIST 교수 연구팀은 12일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적층기법'을 활용해 서로 다른 빛을 흡수하는 2개의 플라스틱 소자를 쌓아올려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높인 '티타늄 고분자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 13일자에 주요한 논문으로 게재됐다.
광주과기원 '꿈의 태양전지' 개발

◆1W 전기 생산에 10센트밖에 안 들어

현재 태양전지로 주로 활용하고 있는 실리콘이나 화합물반도체 제품은 재료가 비싸고 제조공정도 복잡하다. 따라서 생산단가가 높아 보급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태양전지는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원료로 써 제조단가를 이처럼 낮출 수 있다.

이 교수팀은 이 제품 개발을 위해 서로 다른 영역의 빛을 흡수하는 2층 구조의 태양전지 소자를 만들었다. 하나의 소자는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다른 소자는 근적외선을 흡수하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마치 건전지 두 개를 붙인 것처럼 태양전지의 출력 전압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태양광의 일부(가시광선)만 받아들이는 구조의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는 차별화한 것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 태양전지를 갖고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이 최소 6.5%로 나타났고 6개월 이상 작동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금까지 유기 플라스틱 태양전지 상용화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에너지 효율성과 수명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것이라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신기능 전자제품에 적용 가능

이 태양전지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신개념의 유비쿼터스용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휴대용 전자신문이나 몸에 착용이 가능한 전자제품의 전지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또 제작비용이 매우 저렴해 한 번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일회용 전자기기에도 쓰일 것으로 이 교수는 내다봤다.

이 교수는 "태양전지 연구에서 가장 큰 난제였던 경제성 문제를 해결,저가형 태양전지 상용화를 앞당긴 게 큰 성과"라며 "앞으로 이를 응용해 15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태양전지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