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035420]과 다음[035720] 등 주요 포털이 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가상 주민번호인 `아이핀'(i-PIN, Internet 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 일반화 방침에 호응하기 위해 최근 시범 서비스 마련에 들어갔다.

포털 업체들은 주민번호 대체수단인 아이핀에 대해 당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최근 도입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아직 준비가 부족해 본격적인 상용화는 빨라야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NHN, 다음, MSN 등은 이용자가 주민번호를 입력하지 않고도 가입 및 성인인증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연내 또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 시스템을 구축해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정통부 개인정보보호팀과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정책개발단 등은 NHN 등 주요 포털을 대상으로 9월까지 아이핀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업계는 시스템 완비 등의 문제로 일정을 다소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가입시 주민등록번호 입력 절차를 밟고 있는 NHN은 "아이핀의 정식서비스는 연내 또는 내년 초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NHN은 이를 위해 9월 중으로 아이핀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시범서비스에서는 안정성 시험을 위해 이용자는 아이핀과 함께 주민번호도 같이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 절차 정도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비실명 기반인 다음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이용자가 사이트 가입시 휴대전화번호, 일반 전화번호 등의 입력 외에 아이핀을 입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현재 시스템 준비가 전혀 안됐기 때문에 9월까지 아이핀 서비스 도입은 힘들다"고 말했다.

실명제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SK컴즈의 경우 아이핀 도입에 따른 5개 인증기관에 대한 수수료 지불, 시스템 준비 등의 문제로 서비스 도입 시기를 내놓지 않고 있다.

MSN의 경우만 7월 말 본인확인의 대체수단으로 아이핀을 일부 서비스에 도입할 예정이다.

아이핀은 가상주민번호, 개인 아이디(ID)인증, 개인인증키 등 주민번호 대체수단으로 정통부가 지난해 10월 포털 등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용자는 한국신용평가정보, 한국신용정보 등 5개 본인 확인기관에 실명확인 및 본인확인을 거쳐 아이핀을 발급받은 뒤 이를 활용해 포털 등의 가입 및 성인인증, ID나 비밀번호 찾기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정통부의 아이핀 제도 마련에도 불구하고 NHN 등 주요 포털과 게임사이트, 온라인 장터 등은 이용자 사이트 이용 기피 등의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아이핀 도입을 미뤄왔다.

현재 아이핀을 도입한 사이트는 정통부 산하기관 등 일부 공공기관과 10개의 소규모 사이트에 불과하다.

주요 포털과 게임사이트는 도입이 전무하다.

NHN과 다음도 최근까지 아이핀 도입을 위한 준비절차를 전혀 밟지 않았다.

이에 따라 MSN을 제외하고 NHN,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주요 포털은 9월 내 아이핀 도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엠파스[066270]와 야후코리아는 아이핀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NHN 관계자는 "아이핀의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이핀을 도입할 경우 회사 시스템이 이용자 선택에 따라 아이핀과 주민번호 등 2가지 가입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정책개발단 관계자는 "오는 27일 본인확인제를 시작하면 아이핀도 본인확인 수단으로 인정할 계획"이라며 "NHN 등 주요 포털이 아이핀을 도입하지 않으면 관련 제도의 대중화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