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를 보다 엄격히 감시하도록 하는 법안이 미 의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미 하원은 11일(현지시간) 외국 자본이 미국의 철도나 전력 등 기간산업을 인수하려할 경우 '외국인 투자에 대한 부처 간 합동위원회(CFIUS)'가 국가안보에 배치되는지 여부를 철저히 검토하도록 하는 법안 개정안을 찬성 370 대 반대 45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이미 상원에서도 통과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발효된다.

개정 법안은 외국 자본의 미 기간산업 인수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CFIUS가 검토하는 기간을 종전 30일에서 45일로 늘려 검토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아울러 CFIUS의 검토사항에 대해 필요할 경우 의회가 정보를 요구해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검토기간 중 정보기관이 국가안보에 배치되는지 여부를 판단토록 했다. CFIUS의 검토대상 산업도 철도와 전력 등 인프라 산업전반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초안에 들어있었던 의회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토록 하는 조항은 제외됐다.

이 법안은 작년 아랍에메리트(UAE)가 운영하는 두바이포트월드(DPW)가 미국 내 6개 항만운영권을 인수토록 미 정부가 승인한 직후 발의됐다.

당시 미 의회는 CFIUS가 적절한 검토없이 항만운영권 인수를 승인했다며 의회차원에서 이를 거부한 뒤 관련법안의 개정을 추진해 왔다.

미 재계는 당초 강도 높은 보호무역법안을 우려했으나 극단적인 조항이 삭제돼 지지 입장을 밝혔다. 미 상공회의소는 "개정법안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개방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국가안보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