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결제성 예금 시장에서 '찬밥신세'였던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 지난 6월 한 달 동안 6조원 이상 수신이 늘어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연 4%대 금리를 내세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밀려있던 MMDA의 반란'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변을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저원가성 핵심 예금 이탈에 비상이 걸린 일부 은행들이 1억원 이상 거액 예금에 대해서만 CMA에 맞먹는 고금리를 제시하며 '수성'에 나선 결과이기 때문이다.

1000만원 미만의 소액 개인 예금에 대해서는 여전히 CMA의 금리가 높다.


◆MMDA의 반란?

12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은행들의 MMDA 잔액은 67조6627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6조3823억원 늘었다.

지난달 은행권 전체 MMDA 증가액의 60% 이상을 하나은행이 끌어들였다.

하나은행의 6월 말 MMDA 잔액은 11조3595억원으로 전달(7조4204억원)보다 3조9391억원 늘었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거래 정도와 자금 규모 등에 따라 실제론 최고 연 4.2%까지 금리를 올려주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단기성 자금은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다른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 돈이 몰린 것 같다"며 "MMDA와 연계해 사업용 계좌 유치에 적극 나선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MMDA 잔액도 5월 말 8조2110억원에서 6월 말엔 9조4437억원으로 1조2327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6월 한 달간 4777억원,신한은행은 709억원이 각각 늘었다.


◆소액예금은 여전히 CMA가 유리

MMDA는 예금액과 거래 실적에 따라 금리가 천차만별이다.

MMDA에 1억원 이상을 맡길 경우 연 3%대의 기본금리에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붙여 4%대까지 올려주는 반면 500만원 이하 예금자에겐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다.

따라서 물품대금이나 부동산 매매자금 등 거액을 안전하게 단기 운용하려는 사람은 MMDA를 고려해 볼만하지만,소액의 단기 여유자금을 고수익으로 활용하려는 사람은 CMA가 여전히 유리하다.

금융계 관계자는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거액을 잠시 맡기기 위한 용도로 안전성이 높은 MMDA를 계속 이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액 개인 예금자들에겐 여전히 하루만 맡겨도 연 4%대의 금리를 주는 CMA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